
[PEDIEN] 추석 명절, 고향을 찾는 발걸음이 분주하지만 고향의 풍경은 예전 같지 않다. 마을에는 어르신이 늘고 젊은이들의 웃음소리는 잦아들었다. 일자리와 배움의 기회를 찾아 타지로 떠나는 자녀들의 이야기는 대구경북의 미래에 대한 깊은 고민을 안겨준다.
이러한 현실 인식 속에서 대구경북 행정통합 논의가 본격화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대구경북 인구는 2025년 약 492만 명에서 2052년 약 396만 명으로 27년 사이 96만 명 감소가 예상된다. 특히 20~39세 청년층 순유출 규모는 하루 평균 42명에 달해, 고향에서 배우고 일하며 정착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경제 지표 역시 통합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2024년 지역내총생산 규모는 경북이 전국 5위, 대구가 11위를 기록했으나, 1인당 GRDP는 대구가 광주보다 낮은 수준이다. 인구 감소와 성장 기반 약화에 대응하기 위해 대구의 도시 서비스·시장 기능과 경북의 산업 기반·공간 자원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새로운 성장 동력 마련이 절실하다.
행정통합은 단순한 행정구역 통합을 넘어 지역 성장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일이다. 대구의 교육·의료·연구개발 역량과 소비시장, 경북의 산업 기반·농산어촌·에너지·해양·문화 자원을 통합하여 수도권에 대응할 수 있는 초광역 지방정부 구축을 목표로 한다. 통합신공항, 광역철도, 산업축, 에너지벨트 등 미래 핵심 자산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교통, 산업, 정주 여건을 하나로 엮는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구상을 뒷받침할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안'은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특별법안에는 통합특별시의 명칭과 관할구역뿐 아니라 산업, 과학기술, 에너지, 문화관광 등 다양한 분야의 특례가 담겨 있다. 특히 경북 도청신도시를 북부권 성장거점으로 육성하고, 한류 문화유산을 관광·산업으로 연결하는 근거를 마련하는 등 지역별 특화 발전 방안도 포함됐다.
경상북도와 대구시는 연내 특별법 통과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2028년 통합특별시 출범을 목표로 실무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7월 29일 시·도지사는 정기국회 내 법안 통과와 통합특별시 출범 목표를 재확인했으며, 9월에는 실무 추진체계를 강화하여 법사위 대응 전략, 주민 소통 방안 등을 논의했다.
통합 준비 과정에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경험은 중요한 참고가 된다. 2028년 출범까지 남은 기간을 활용해 조직 개편, 청사 기능 배분, 인사 교류 등 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어려움을 미리 살피고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세부 추진 사항 조율 및 권역별 발전전략 연구를 통해 특별법 제정이 실제 지역 발전으로 이어지도록 입법과 실행 준비를 병행한다.
앞으로의 과제는 특별법 통과에 역량을 집중하는 동시에, 통합의 효과가 각 지역과 주민의 삶에 고르게 닿도록 실행 방안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정부의 통합 지원 방안 확보와 함께 북부권 소외 우려 해소 방안을 발전 전략에 담아내야 한다. 시·군·구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주민 밀착형 행정 서비스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구경북은 7년 가까이 행정통합 논의를 이어왔다. 이제 축적된 논의와 합의를 구체적인 제도와 실행 계획으로 이어갈 시점이다. 올 추석 고향 밥상머리에서 오갈 기대와 걱정을 통합의 동력과 계획 보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궁극적으로 행정통합은 주민이 고향에서 더 나은 내일을 설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일이며, 대구와 경북이 함께 성장할 길 또한 여기서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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