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DIEN] 앞으로 서대문구의 정책 결정 과정이 근본적으로 바뀐다. 행정이 먼저 결정을 내리고 주민에게 설명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정책 수립 단계부터 주민과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듣고 다양한 대안을 함께 모색하는 '숙의행정' 체제가 본격화된다.
서대문구는 최근 민선 9기 첫 정책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구정 운영 원칙을 확정했다. 핵심은 '선 결정·후 설명'에서 '선 경청·후 결정'으로의 전환이다. 과거 행정 내부 검토를 거쳐 정책 방향을 정한 뒤 주민 의견을 구했던 관행을 탈피, 정책 결정 과정에 주민과 관계 기관, 이해관계자 등 다양한 주체의 목소리를 폭넓게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서대문구는 '공론화'를 거창한 토론회나 복잡한 절차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주민 생활과 밀접한 작은 정책이라도 직원의 의견을 먼저 듣고 여러 선택지를 비교·검토하는 과정을 숙의행정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이는 정책 규모와 성격에 따라 의견 수렴 방식을 달리 적용하며, 찬반 의견이 엇갈리는 사안에 대해서는 각 입장과 대안을 충분히 검토한 후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원칙을 따른다.
이러한 원칙은 민선 9기 주요 현안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이날 논의된 △노동·환경·사회연대경제 분야 정책 기반 마련 △신촌·이대 지역 활성화 △정비사업 갈등 조정 등은 모두 숙의와 경청의 과정을 거쳐 추진될 예정이다. 노동·환경·사회연대경제 분야는 부서 간 협업 체계를 갖춘 태스크포스를 조기에 구성해 정책 과제를 논의하고, 신촌·이대 지역 활성화는 상권, 청년, 문화, 교통 등 다양한 정책이 맞물리는 만큼 구 전체의 과제로 다룬다. 정비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민 갈등 역시 행정의 일방적 결론 대신 충분한 의견 수렴을 통해 조정 역할을 강화한다.
박운기 서대문구청장은 "좋은 정책은 행정이 답을 정해 놓고 주민을 설득하는 데서 나오지 않는다"며 "결정하기 전에 듣고 다른 의견까지 함께 살피는 과정 자체가 주민과 함께 만드는 행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행정의 속도뿐만 아니라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주민의 신뢰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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