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조태일문학상 박두규 시인 수상 (곡성군 제공)



[PEDIEN] 곡성 출신 죽형 조태일 시인을 기리는 제8회 조태일문학상 수상자로 박두규 시인이 선정됐다. 시집 ‘두텁나루숲 뒷간에 앉아’를 통해 생명의 존엄성과 공동체의 가치를 묵직한 언어로 증언했다는 평가다.

조태일문학상은 어두운 시대에 맞서는 자유정신과 자연과의 순정한 정서를 노래한 조태일 시인의 문학 정신을 계승하고자 곡성군과 (사)죽형조태일시인기념사업회가 주최한다.

박 시인의 수상작 ‘두텁나루숲 뒷간에 앉아’는 가장 낮은 곳에서 삶과 죽음을 바라보며 숲에서 깨달음을 얻는 여정을 담고 있다. 시인에게 ‘두텁나루숲’은 단순한 공간이 아닌, 변화와 수행을 위한 공간이다. 시집의 중심인 ‘뒷간’에서 시인은 자신을 발견하고 존재의 본질과 마주하며, 이를 ‘사랑’으로 확장시킨다. 이 시집은 ‘두텁나루숲’이라는 구체적인 공간에서 출발해 ‘나’를 넘어 ‘세상 모든 것’을 향한 사랑으로 확장되는 한 시인의 영적 순례를 기록했다.

특히 이번 시집은 ‘영성’에 대한 깊은 탐구를 담고 있다. 4부 ‘사랑의 완성’에서는 인도의 영적 스승 슈리슈리 아난다무르띠의 가르침에서 받은 영감을 시로 형상화했다. 시인은 ‘사다나’의 길을 걸으며 ‘온 우주를 다만 사랑하는 나’로 거듭나는 과정을 노래한다.

심사위원회는 “현실을 과장하거나 목소리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사물과 풍경을 오래 바라보는 인내 속에서 시대의 상처와 인간의 존엄을 드러낸다”고 호평했다. 이어 “조태일 시가 민중의 삶을 통해 국토의 생명성을 발견했다면, 박두규의 시는 생태와 공동체의 감각을 통해 인간다운 삶의 가능성을 복원했다”며, “오늘의 시대적 과제에 맞게 창조적으로 확장한 성과”라고 밝혔다.

박 시인은 수상 소감을 통해 “삶과 글쓰기에서 균형 감각이 중요하며, 이를 문학과 현실 삶에서 성통공완의 노력과 함께 이루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삶이 그렇겠지만 문학이라는 것도 자기완성을 위한 수행과 사회적 복무를 위한 실천이 같이 진행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를 써왔다고 덧붙였다.

박 시인은 1985년 ‘남민시’ 동인으로 문단에 나왔으며, 1992년 ‘창작과 비평’에 시를 발표하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사과꽃 편지’, ‘당몰샘’, ‘숲에 들다’ 등 다수의 시집과 산문집을 출간했다. 전교조 창건과 함께 20여 년간 활동가로 복무하며 지역 문예운동과 사회 운동을 이끌었다.

한편,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총상금 2천만원, 그리고 조태일 시인의 대표 시 ‘국토서시’를 새긴 전각 작품이 부상으로 주어진다. 시상식은 오는 9월 12일 오후 3시 곡성 조태일시문학기념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