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눈으로 다시 보는 행정’ 춘천시 시민고충처리위원회 공식 출범 (춘천시 제공)



[PEDIEN] 춘천시가 행정 불신 해소와 시민 권익 보호를 위한 '시민고충처리위원회'를 공식 출범시키고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했다. 위원회는 춘천시 행정에 대한 시민들의 고충을 처분 부서가 아닌 독립적인 제3자의 시각에서 다시 들여다보는 지방 옴부즈만 기구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시와 소속 행정기관의 위법·부당하거나 소극적인 처분으로 인해 발생한 고충 민원을 시민의 입장에서 독립적으로 재검토하여 시정 권고, 의견 표명, 제도 개선 등을 통해 시민의 권익을 구제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번 위원회 설치의 근본적인 배경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고충 민원과 기존 민원 처리 구조의 한계가 자리 잡고 있다. 춘천시에 따르면, 시에 접수된 고충 민원은 2023년 2만 127건에서 2024년 2만 9923건으로 늘었으며, 지난해에는 3만 745건에 달했다. 행정 서비스에 대한 시민들의 권리 구제 수요가 커지는 상황에서, 기존에는 행정기관의 처분에 이의를 제기하더라도 해당 처분을 내린 부서가 다시 민원을 처리하는 경우가 많아 객관적인 판단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춘천시는 시민들에게 기존 민원 처리 절차와는 별도로 행정의 판단을 제3자의 시각에서 다시 살펴볼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고자 시민고충처리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처분 부서와 독립된 위원회가 사안을 조사하고 판단함으로써 민원 처리의 공정성과 시민의 수용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 목표다. 또한,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과 같은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절차에 앞서 보다 유연하고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별도의 비용 없이 이용 가능하며, 행정기관의 자체 시정을 이끌어내 불필요한 소송으로 인한 시민의 시간적·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위원회 출범까지는 약 2년여의 준비 과정이 소요되었다. 춘천시는 지난 2024년 7월 '춘천시 시민고충처리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여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올해 3월 위원회 설치 및 운영 계획을 수립하고 관련 예산을 확보하는 등 후속 절차를 진행했다. 6월에 진행된 공개 모집에는 전직 고위공직자, 변호사, 교수, 시민사회 추천 인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원자가 몰려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상임위원 2명 선발에 17명이, 비상임위원 5명 선발에 11명이 지원하는 등 경쟁이 치열했다.

최종적으로 상임위원 2명과 비상임위원 2명, 총 4명의 위원이 위촉되었으며, 이들은 4년 단임제로 활동하게 된다. 연임이 불가능한 단임 구조는 위원들이 재위촉을 의식하지 않고 소신껏 판단할 수 있도록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다. 위원회 사무실은 춘천시의회 별관 4층에 마련되었다. 위원 선정 과정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한 추천위원회 심사와 시의회의 동의 절차를 거치는 등 서류 심사, 면접, 최종 동의까지 두 차례에 걸쳐 전문성과 공정성을 엄격하게 검증했다.

위원회는 앞으로 접수된 고충 민원을 직접 조사하고 심의·의결을 거쳐 시정 권고, 의견 표명, 제도 개선 권고 등의 조치를 취하게 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경우 관련 부서에 자료 제출을 요구하거나 관계자 면담, 현장 조사를 진행할 수 있다. 다수 민원이나 복합적인 사안은 합의·조정을 통해 해결을 지원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특히, 개별 민원 해결에 그치지 않고 반복되는 민원의 근본 원인이 불합리한 제도나 정책에 있다고 판단될 경우, 위원회는 해당 제도 개선을 권고하고 이후 권고사항의 이행 여부까지 확인·점검할 예정이다.

고충 민원은 개인, 법인, 단체뿐만 아니라 국내 거주 외국인도 신청할 수 있으며, 방문, 우편, 팩스, 춘천시 홈페이지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접수 가능하다. 위원회는 매년 운영 상황을 다음 해 3월까지 시장과 시의회에 보고하고, 그 결과를 시민들에게 공표함으로써 투명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육동한 춘천시장은 “시민고충처리위원회는 행정의 판단을 내부 시각으로만 보지 않고 시민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살펴보는 중요한 제도적 장치”라며, “위원회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판단할 수 있도록 운영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 건의 민원을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과정에서 드러난 불합리한 제도까지 개선하여 시민들이 행정의 실질적인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