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DIEN] 국립보건연구원이 국내 최초로 전장유전체 분석 기반 신생아 선별검사 연구를 본격화한다. 이번 연구는 생후 28일 이내 신생아를 대상으로 780여 개 유전자와 관련된 희귀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연구팀은 이미 다학제 협의체 구성, 기관생명윤리위원회 승인, 모집·상담 체계 마련 등 준비 절차를 완료했으며, 8월부터 실제 신생아 참여자 모집에 들어갔다. 올해 1차년도에는 500명을 모집하고, 2028년까지 총 1,80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전국 6개 병원이 참여하며, 사업 홈페이지를 통해 참여자 모집 홍보와 교육을 병행한다.
신생아 선별검사는 치료 가능한 선천성 질환을 증상 발현 전에 발견해 조기에 치료하는 국가 공중보건사업의 핵심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선천성 대사이상질환 및 청각 선별검사를 시행하고 있으며, 검사 대상 질환은 2018년 50여 종에서 2024년 70여 종으로 확대되었다.
하지만 기존 검사는 특정 질환에 국한되어 있어, 최근 발달한 유전체 분석 기술을 활용해 더 많은 희귀 유전질환을 한 번에 진단할 수 있는 전장유전체 스크리닝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미 미국, 영국, 유럽 등 해외 주요국에서는 신생아 전장유전체 스크리닝의 임상적 유용성을 검증하는 다양한 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실제 사례로, 서울에 거주하는 A씨의 아기는 기존 신생아 대사 선별검사에서 이상이 없었으나, 생후 2주경 시행한 한국형 신생아 유전체 선별검사에서 선천성 긴 QT 증후군 관련 병원성 유전변이가 확인됐다. 선천성 긴 QT 증후군은 심장의 전기적 활동 이상으로 부정맥, 실신, 급사까지 이어질 수 있는 질환이다.
검사 결과 확인 후 아기는 즉시 유전전문의와 소아심장전문의의 진료를 받았고, 추가 평가를 통해 질환을 확진했다. 이후 약물치료를 조기에 시작했으며, 부모에게 질환의 유전적 특성과 관리 방법을 안내했다. 이 아기는 이번 연구 참여를 통해 기존 검사에서 다루지 않는 유전질환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증상 발현 전 전문 진료와 예방적 관리로 신속하게 연계되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었다.
이범희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전장유전체 기반 신생아 선별검사는 증상 발현 전 치료 가능한 희귀유전질환을 조기에 발견해 적기 치료를 시작하는 새로운 의료 패러다임”이라며, “국가 차원의 다학제적 체계 확립과 신뢰할 수 있는 검사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립보건연구원 전재필 미래의료연구부장은 “이번 연구는 국내 최초로 전장유전체 기반 신생아 선별검사의 임상적 유용성을 국가 차원에서 검증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과학적 근거를 확보하고 희귀유전질환의 조기 진단과 정밀 의료 실현을 위한 국가 연구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 역시 “희귀유전질환은 조기 발견 시 치료 효과와 예후가 크게 달라진다”며, “신생아 시기 정확한 진단체계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희귀질환 관리 패러다임을 사후 치료에서 조기 발견과 예방 중심으로 전환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 마련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PEDI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