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의 따뜻한 이웃, 故 노무라 모토유키 목사 1주기… 청계천박물관 추모전 개최 hwp (서울시 제공)



[PEDIEN] 서울역사박물관 분관인 청계천박물관이 오는 6월 13일부터 10월 11일까지 1층 기획전시실에서 '청계천의 별이 된 노무라 모토유키'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1970~80년대 청계천 일대 빈민 구호 활동에 헌신했던 일본인 사회운동가이자 목사였던 고 노무라 모토유키 목사의 1주기를 맞아 마련됐다. 그는 1968년 한국을 처음 방문한 이후 1985년까지 약 50여 차례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청계천 이웃들의 삶을 보살폈다.

전시는 '노무라 컬렉션'으로 불리는 약 3,800여 점의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구성됐다. 여기에는 당시 청계천 판자촌의 모습과 철거 과정, 주민들의 생활상이 담긴 사진뿐만 아니라 그의 일기, 지도 등이 포함된다.

1970년대 한국은 급격한 압축성장을 경험하던 시기였다. 6·25 전쟁 이후 일자리를 찾아 서울로 몰려든 이농민과 피난민들은 청계천변에 판잣집을 짓고 살았다. 1958년부터 시작된 청계천 복개 공사로 판자촌은 점차 밀려났고, 노무라 목사가 활동하던 1970년대 중·후반에는 답십리, 사근동 등 청계천 하류에 판자촌이 밀집했다.

노무라 목사가 남긴 사진들은 '사라진 서울의 마지막 기록'으로 평가받는다. 그의 렌즈에는 좁은 골목길 생활, 물 긷는 주민들, 어린아이들의 뛰어노는 모습, 교회 공동체 활동 등 특별한 연출이나 거창한 장면 없이도 그곳 사람들의 삶과 존엄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그는 "사진 찍는 것이 취미였던 저는 무아지경에 빠져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사랑할 수밖에 없는 청계천 사람들의 진실한 모습에 제 혼을 빼앗겼기 때문"이라고 그의 사진 작업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노무라 목사의 일기 해제를 통해 청계천 판자촌 철거 이후 주민들이 겪었던 어려움과 그가 구상했던 '남양만 이주계획'도 함께 소개한다. 당시 도시 빈민 문제를 '철거와 분산'이 아닌 '공동체적 대안 정착'으로 해결하려 했던 그의 노력은 주목할 만하다.

그의 봉사 활동은 청계천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그는 제암리, 강촌 등 고통받는 이들을 향한 발걸음을 이어갔으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한 노력과 장애 어린이 재활 병원 건립 지원 등 평생 박애정신을 실천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3년 서울시 명예시민, 2015년 제1회 아시아 필란트로피 어워드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1985년 이후 끊겼던 한국과의 인연은 청계천 복원 사업 소식을 접한 노무라 목사가 자신의 사진과 자료들을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다시 이어졌다. 청계천박물관은 그의 일본 자택을 방문해 사진, 스크랩북, 지도 등 약 3,800여 점에 달하는 '노무라 컬렉션'을 수증했다.

최병구 서울역사박물관장은 “점차 잊혀 가는 청계천 판자촌 시대가 노무라 목사 덕분에 오랫동안 기억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 가능하며, 월요일은 휴관이다. 자세한 사항은 서울역사박물관 및 청계천박물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