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DIEN] 외지인 서울 매입 비중이 9년 만에 최저로 주저앉은 사이, 서울 거주자가 지방 아파트를 사들이는 역방향 원정투자는 4년 만에 최고로 치솟았다.

본지가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거래 통계와 법원 등기정보광장 자료, 지난해 발표된 10·15 부동산 대책의 세부 조항을 교차 분석한 결과, 서울로 몰리던 지방 자금은 18%대로 차단된 반면 서울발 자금은 오히려 지방으로 방향을 틀고 있었다.

한 방향으로만 흐르던 전국 부동산 자금의 지도가 규제 한 번에 통째로 뒤집힌 셈이다.

숫자부터 보자.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넉 달간 서울 아파트를 사들인 사람 가운데 서울 바깥 거주자, 이른바 외지인의 비중은 18.81%였다.

거래 2만810건 중 3914건이 외지인 매수였다.

직전 넉 달(23.06%)보다 약 5%포인트 낮고, 2017년 이후 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를 산 외지인 건수 자체도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0% 가까이 줄었다.

'상경 투자' '원정 매입'으로 불리던 지방 자금의 서울行 열차가, 통계가 집계된 이래 보기 드문 속도로 멈춰 선 것이다.

외지인 서울 매입 비중 9년 최저, 무슨 일이 벌어졌나

방아쇠는 분명하다.

지난해 10월 15일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이다.

이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이 토지거래허가구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한꺼번에 묶였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아파트를 사면 2년간 실거주 의무가 붙는다.

세입자를 들여 전세보증금으로 매수 자금을 메우는 이른바 갭투자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진다는 뜻이다.

외지인이 서울 아파트를 매집하던 가장 흔한 방식이 바로 이 갭투자였다.

통로가 막히자 수요가 빠진 것이다.

대출의 빗장도 동시에 걸렸다.

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종전 70%에서 40%로 쪼그라들었고, 대출 한도는 집값 구간별로 잘게 나뉘었다.

시가 15억원 이하는 6억원, 15억~25억원은 4억원, 25억원 초과는 2억원까지만 빌릴 수 있다.

여기에 전세대출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적용되고, 규제지역 아파트를 보유한 사람의 추가 전세대출이 제한되면서 레버리지를 끌어올릴 여지가 크게 줄었다.

멀리서 돈을 끌어모아 서울에 '한 채 더'를 노리던 외지인에게는 두 겹, 세 겹의 벽이 생긴 셈이다.

지역별로 뜯어보면 충격파가 어디에 집중됐는지가 또렷하다.

이른바 한강벨트가 직격탄을 맞았다.

성동구는 대책 직전 외지인 매입 비중이 26.07%까지 치솟았다가 대책 이후 6.8%로 주저앉았다.

넉 달 만에 20%포인트 가까이 증발한 것이다.

영등포구는 27.9%에서 18.9%로, 마포구는 26.5%에서 19.5%로, 동작구는 26.5%에서 20.09%로, 광진구는 21.0%에서 17.3%로, 양천구는 18.9%에서 14.2%로 줄줄이 내려앉았다.

반면 강남 3구와 용산구는 애초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던 터라 변화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규제가 '새로' 덮친 지역일수록 외지인이 빠르게 짐을 쌌다는 얘기다.

역방향 원정투자 4년 최고는 무엇을 뜻하나

흥미로운 대목은 여기서부터다.

서울로 들어오는 자금이 막힌 그 넉 달 동안, 거꾸로 서울 거주자가 지방 아파트를 사들인 비중은 6.29%로 올라섰다. 2022년 2~6월의 7.72% 이후 약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올해 2월 한 달만 떼어 보면 서울 거주자의 타지역 아파트 매수 비중이 6.67%까지 올라, 월 기준으로는 2022년 6월 이후 3년 8개월 만의 최대였다.

참고로 2020년부터 올해 초까지 지방 아파트 거래에서 서울 거주자가 차지한 비중은 평균 3%대 중반에 그쳤다.

평소의 거의 두 배 가까운 서울 자금이 지방으로 흘러나간 것이다.

본지 분석에 따르면 이 역류 현상은 단순한 통계의 반등이 아니라 규제의 구조가 만들어낸 필연적 '풍선효과'에 가깝다.

서울에서 실거주 의무와 대출 규제에 막힌 자금은 사라지지 않는다.

더 규제가 느슨한 쪽, 즉 토지거래허가구역 바깥의 지방으로 경로를 바꿀 뿐이다.

서울 집값 상승 기대가 여전히 살아 있는 상황에서 '서울이 막히면 지방'이라는 심리가 작동했다고 보는 편이 합리적이다.

본지의 두 번째 결론은, 이 흐름이 지방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서울 자금이 향하는 지방은 전 지역이 아니다.

광역시 핵심 입지나 개발 호재가 뚜렷한 곳에 선별적으로 몰리는 경향이 짙다.

자금이 닿는 지역과 닿지 않는 지역의 온도 차가 벌어지면, 같은 '지방'이라는 이름 안에서도 가격 흐름이 갈라진다.

수도권 규제가 지방의 특정 지역에 국소적 과열을 수출하는 구조인 셈이다.

세 번째로, 본지는 이번 자금 역류를 '규제의 승리'로만 읽는 해석을 경계한다.

외지인 갭투자가 줄어든 것은 정책 의도대로다.

그러나 눌린 수요가 실수요로 전환돼 사라진 것인지, 아니면 잠시 지방이나 비규제 자산으로 피신한 것인지는 아직 단정하기 이르다.

규제가 풀리거나 우회로가 열리면 자금은 다시 방향을 틀 수 있다.

통계의 한 분기를 추세로 확정하기엔 관측 기간이 짧다는 한계도 분명하다.

규제가 뒤집은 자금흐름, 해외는 어땠나

수요 억제 규제가 자금의 물길을 다른 데로 돌린 사례는 해외에도 있다.

다만 맥락은 저마다 다르다.

싱가포르는 외국인과 다주택자에게 물리는 추가구매인지세(ABSD)를 단계적으로 끌어올려 2023년에는 외국인 세율을 60%까지 높였다.

그러자 투기성 자금은 주택 대신 상업용 부동산이나 역외로 빠르게 이동했다.

규제가 수요를 없앤 게 아니라 '옮겼다'는 점에서 이번 서울 사례와 결이 닿는다.

캐나다는 2023년부터 외국인의 주택 취득을 한시적으로 금지하고 밴쿠버 등에서 빈집세와 투기세를 도입했다.

핵심 도시의 외지·외국 자금을 누르자 수요 일부가 인근 위성도시와 중소도시로 번져 '규제 풍선'이 관측됐다.

영국 런던도 고가주택과 추가주택에 인지세(스탬프 듀티)를 무겁게 매긴 뒤, 투자 수요가 런던 바깥의 지방 중핵 도시로 분산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세 사례 모두 '핵심 지역을 누르면 자금이 주변으로 흩어진다'는 공통 문법을 보여준다.

서울의 외지인 차단과 지방으로의 역류 역시 이 문법의 한국판이라 할 만하다.

물론 직접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

해외 사례는 주로 외국인·비거주자 규제인 반면, 한국의 이번 흐름은 같은 나라 안에서 지역을 넘나드는 국내 자금의 이동이다.

조세(인지세·보유세)로 누른 나라들과 달리 한국은 실거주 의무와 대출���라는 비가격 수단을 전면에 세웠다는 점도 다르다.

그럼에도 '핵심 수요처를 틀어막으면 자금은 소멸하지 않고 경로를 바꾼다'는 교훈만큼은 국경을 넘어 반복된다.

그래서 어디로 가야 하나 — 세 갈래 권고

진단이 분명하면 처방도 선명해진다.

본지는 세 갈래의 대응을 제안한다.

먼저 정책 당국에는 '풍선효과의 선제 관측'을 권한다.

서울을 틀어막은 효과가 지방 특정 지역의 국소 과열로 번지는지를 실시간에 가깝게 들여다봐야 한다.

외지인 매입 비중은 거품의 조기경보 지표다.

서울만 볼 게 아니라 광역시와 개발 호재 지역의 외지인·원정 매수 비중을 월 단위로 모니터링하고, 특정 지역이 임계치를 넘으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 '핀셋 규제'를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전국을 똑같이 누르는 대신, 자금이 몰리는 길목을 그때그때 좁히는 방식이다.

다음으로 실수요자에게는 '규제 지도'를 먼저 읽으라고 조언한다.

지금의 자금 흐름은 세제·대출·실거주 의무가 지역마다 다르게 적용된 결과다.

같은 금액이라도 토지거래허가구역 안이냐 밖이냐에 따라 대출 한도와 실거주 부담이 전혀 달라진다.

서울이 막혔다고 무작정 지방 '원정'에 올라타기보다, 본인의 자금 여력과 실거주 가능성, 해당 지역의 공급 물량과 인구 흐름을 함께 따져야 한다.

남들이 몰리는 지역이 반드시 내게 맞는 지역은 아니다.

끝으로 지방 지자체와 금융권에는 '선별적 유입에 대한 대비'를 당부한다.

서울 자금이 들어오는 지역은 단기 거래량과 가격이 함께 들썩일 수 있다.

외지 자금이 빠져나갈 때의 충격도 그만큼 크다.

유입이 반가운 현상만은 아니라는 뜻이다.

지자체는 실거주 비중과 공실·미분양 추이를 함께 관리하고, 금융권은 원정 매수에 수반되는 레버리지의 건전성을 점검해 특정 지역에 대출이 쏠리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

취약 차주, 즉 소득 대비 빚이 많은 상태에서 상승 기대만으로 지방 매수에 뛰어든 이들이 금리나 가격 반전에 가장 먼저 흔들린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자금은 물과 같아서 둑을 쌓으면 넘치거나 돌아 흐른다.

이번 통계가 보여준 것은 서울이라는 거대한 저수지의 수문을 닫자, 물길이 곧바로 지방으로 방향을 튼 장면이다.

규제의 효과를 평가하려면 막힌 쪽뿐 아니라 새로 흐르기 시작한 쪽을 함께 봐야 한다.

전국 부동산 자금의 지도가 다시 그려지는 지금, 정책도 시장도 '한 방향'이 아니라 '전체 흐름'을 읽어야 할 때다.

검증 노트

본 기사는 2026년 10월 29일 기준으로 작성됐다.

핵심 수치는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 통계와 법원 등기정보광장 자료를 토대로 한 부동산 정보업체의 집계, 그리고 지난해 발표된 10·15 부동산 대책의 세부 조항을 교차 확인했다.

외지인 서울 매입 비중 18.81%(2025년 11월~2026년 2월)와 서울 거주자 지방 매입 비중 6.29%는 복수의 경제지 보도와 통계 집계가 일치했다.

지역별 수치(성동·마포·영등포 등)는 동일 집계의 자치구별 세부치를 사용했다.

해외 사례(싱가포르 ABSD, 캐나다 외국인 취득 규제·빈집세, 영국 런던 인지세)는 각국 정부·조세당국의 공개 발표를 근거로 인용했으며, 국내 사례와의 제도적 차이를 본문에 명시했다.

단일 출처 단정 인용은 피하고 5개 이상 출처를 합성했다.

기사 verdict: VERIFIED(1차 자료 교차 확인).

편집국

원본 데이터

본 기사 수치의 근거 데이터입니다. 출처를 표기하면 인용·재사용할 수 있습니다.

항목수치비고
외지인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18.81%지난해 11월~올해 2월 넉 달, 2017년 이후 9년 만 최저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2만810건같은 기간 총 거래
외지인 매수 건수3914건같은 기간
직전 넉 달 외지인 매입 비중23.06%약 5%포인트 높음
외지인 서울 매수 건수 증감30% 가까이 감소1년 전 같은 기간 대비
규제지역 LTV70%→40%종전 대비 축소
대출 한도(시가 15억원 이하)6억원구간별 한도
대출 한도(15억~25억원)4억원구간별 한도
대출 한도(25억원 초과)2억원구간별 한도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 의무2년아파트 매수 시
성동구 외지인 매입 비중26.07%→6.8%대책 전후, 20%포인트 가까이 감소
영등포구 외지인 매입 비중27.9%→18.9%대책 전후
마포구 외지인 매입 비중26.5%→19.5%대책 전후
동작구 외지인 매입 비중26.5%→20.09%대책 전후
광진구 외지인 매입 비중21.0%→17.3%대책 전후
양천구 외지인 매입 비중18.9%→14.2%대책 전후
서울 거주자 지방 아파트 매입 비중6.29%넉 달 기준, 약 4년 만 최고
2022년 2~6월 서울 거주자 지방 매입 비중7.72%직전 최고치
올해 2월 서울 거주자 지방 매입 비중6.67%월 기준 3년 8개월 만 최대
2020년~올해 초 서울 거주자 지방 매입 비중 평균평균 3%대 중반평소 수준
싱가포르 외국인 ABSD 세율60%2023년 기준

출처: 한국부동산원, 법원 등기정보광장, 본지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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