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DIEN] 증여 취득세 시가인정액 전면과세가 2026년 들어 본격 작동하면서, 지난해까지 가파르게 늘던 가족 간 증여의 흐름이 눈에 띄게 꺾이고 있다.

본지가 서울 집합건물 소유권이전 등기 통계와 수도권 아파트 매매량, 그리고 2023년과 2026년 두 차례에 걸친 지방세법 개정 내용을 교차 분석한 결과, 다주택자의 '퇴로'가 증여라는 우회로에서 일반 매매 쪽으로 서서히 이동하는 신호가 확인됐다.

핵심은 하나다.

집을 자식이나 배우자에게 싸게 넘겨 세금을 줄이던 길목이, 취득세 과세 기준이 '시가'로 바뀌면서 급격히 좁아졌다는 것이다.

이 기사는 증여 취득세 시가인정액 전면과세와 저가양수 증여의제 강화가 실제 거래 비중에 어떤 변화를 남겼는지, 시간축을 따라 추적한 분석이다.

여러 세무·회계 법인의 개정 해설, 등기 통계, 부동산 시장 리뷰를 함께 놓고 보면 2022년 이전과 지금은 완전히 다른 제도 환경이라는 점이 분명해진다.

증여 취득세 시가인정액 전면과세란 무엇인가

먼저 용어부터 정리하자.

과거 증여로 집을 받을 때 취득세는 '시가표준액', 즉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매겨졌다.

공시가격은 통상 실제 시세의 60~70%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에, 시세대로 사고파는 매매보다 증여로 넘기는 편이 취득세 측면에서 훨씬 유리했다.

자산가들이 집값이 오르기 전에 미리 자녀에게 증여하는 이른바 '선제 증여'가 번진 데는 이런 세제상의 틈이 있었다.

이 틈을 처음 좁힌 것이 2023년 1월 1일 시행된 개정 지방세법이다.

무상취득, 곧 증여의 취득세 과세표준을 공시가격이 아니라 '시가인정액'으로 바꿨다.

시가인정액이란 취득일 앞뒤 일정 기간의 매매사례가액, 감정가액, 공매가액처럼 실제 시장가치를 반영한 금액을 말한다.

국세인 증여세는 이미 시가를 기준으로 삼는데, 지방세인 취득세만 공시가격을 쓰는 불일치를 바로잡자는 취지였다.

이때부터 증여 취득세의 과세표준이 사실상 시세 수준으로 올라섰고, 증여의 세제 이점은 1차로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또 하나의 우회로가 남아 있었다.

완전한 무상 증여 대신, 가족끼리 시세보다 현저히 싼 값에 '매매' 형식으로 넘기는 저가양수다.

형식은 매매이니 매매 취득세율을 적용받되, 실제로는 자산을 헐값에 이전해 세 부담을 덜던 방식이다. 2026년 1월 1일 시행된 지방세법 개정은 바로 이 구멍을 겨냥했다.

2026년 저가양수, 가족 간 거래에서 무엇이 달라졌나

개정의 골자는 이렇다.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의 부동산을 시가인정액보다 낮은 가격에 취득했을 때, 그 차액이 3억 원 이상이거나 시가인정액의 30% 이상이면, 실제로 대가를 치렀는지 입증했는지와 무관하게 그 취득을 증여로 간주한다.

이 경우 과세표준은 지불한 가격이 아니라 시가인정액 전체가 되고, 세율도 증여 취득세인 3.5%가 적용된다.

조정대상지역에서 시가인정액 3억 원 이상 주택을 증여로 간주당하면 12%의 중과세율까지 매겨질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 흔한 혼동을 짚어둘 필요가 있다.

취득세 증여의제의 기준은 '차액 3억 원 또는 30%'이며, 세간에 떠돌던 '5% 또는 3억 원'은 양도소득세 부당행위계산부인 요건과 섞인 것이라는 점이다.

요컨대 2023년 개정이 '증여의 과세표준을 시가로 끌어올린' 조치였다면, 2026년 개정은 '매매를 가장한 증여까지 시가로 과세해 우회로를 틀어막은' 조치다.

본지 분석으로는, 이 2단계 조치가 맞물리면서 가족 간 자산 이전에서 증여가 누리던 세제상의 할인 폭이 사실상 소멸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본다.

증여 비중은 꺾였나, 다주택 퇴로는 매매로 바뀌는가

제도만 바뀌었다고 행동이 곧장 바뀌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실제 거래 데이터를 봐야 한다.

흥미로운 것은 증여가 한 번 솟구쳤다가 꺾이는 두 국면이 또렷하게 드러난다는 점이다.

먼저 급증 국면.

서울 집합건물의 증여 목적 소유권이전 등기 신청은 2025년 1~11월 7436건으로, 2024년 한 해 전체(6549건)를 이미 넘어섰다. 1~11월 기준으로 전년 동기보다 25.3%, 건수로는 1502건이 늘었다.

특히 2025년 8월 서울 아파트 증여는 1036건으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126.7% 폭증했고, 1~8월 누적으로도 5393건을 기록해 23.2% 증가했다.

자치구별로는 강남구가 651건으로 가장 많았고 양천·송파·서초·강서·마포가 뒤를 이었다.

이 급증의 배경에는 2025년 잇따른 부동산 규제, 그리고 2026년부터 저가양수 과세가 강화된다는 예고가 있었다.

규제로 매매가 막히자 보유세 부담을 줄이려는 수요와, 세제 강화 전에 서둘러 넘기려는 '막차 증여'가 겹친 것이다.

그다음이 반전 국면이다.

또 다른 집계에서 서울 집합건물 증여 신청은 2026년 4월 2164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8월 766건까지 주저앉았다.

이는 2025년 11월(717건) 이후 9개월 만의 최저치다.

감소는 고가주택이 몰린 지역에서 더 가팔랐다.

서초구는 7월 97건에서 8월 36건으로 62.9% 급감했고, 강남구는 90건에서 57건으로 36.7%, 용산구는 32건에서 25건으로 21.9% 줄었다.

시장에서는 선제 증여 수요가 상당 부분 소진된 데다, 세제 개편과 집값 흐름을 함께 지켜보려는 관망세가 겹친 결과로 해석한다.

그렇다면 증여에서 빠져나온 물량은 어디로 갔는가.

본지가 주목한 대목이 여기다. 2025년 1~11월 수도권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2.9% 늘었다.

증여가 꺾이는 구간과 매매가 살아나는 구간이 시기적으로 겹친다.

물론 매매 증가의 전부를 증여 감소의 반대급부로 돌릴 수는 없다.

금리와 집값 기대, 규제지역 조정 같은 변수가 동시에 작동하기 때문이다.

다만 적어도, 가족에게 싸게 넘겨 세금을 아끼던 경로의 매력이 떨어지면서 다주택자가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 퇴로가 '시장 매각' 쪽으로 좁혀지고 있다는 해석은 데이터와 어긋나지 않는다.

본지 분석: 세 가지 결론

첫째, 증여 취득세의 할인 효과는 2023년과 2026년 두 번의 개정을 거치며 구조적으로 사라졌다.

공시가격 기준이 시가인정액으로 바뀌고, 저가양수 우회까지 증여로 간주되면서 '싸게 넘겨 세금을 던다'는 공식 자체가 성립하기 어려워졌다.

본지의 결론은, 이번 변화가 일시적 규제가 아니라 과세 기준선을 시가로 재정렬한 영구적 전환이라는 것이다.

둘째, 2025년의 증여 급증은 역설적으로 제도 강화의 '예고효과'였다.

세금이 오르기 전에 넘기려는 막차 수요가 몰린 것이고, 그 수요가 소진된 2026년부터 증여 비중이 빠르게 내려앉았다.

본지 분석으로는 이 꺾임은 추세의 시작일 가능성이 높다.

한 번 올라탄 선제 증여 물량은 재고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셋째, 다주택자의 퇴로는 증여에서 매매로 옮겨가는 중이되, 그 속도는 집값 기대에 묶여 있다.

세제가 증여의 문을 닫았다고 해서 곧바로 매물이 쏟아지는 것은 아니다.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 보면 보유를 택하고, 하락을 예상하면 매각을 서두른다.

증여라는 선택지가 좁아진 만큼, 앞으로 다주택 물량의 향방은 세제보다 가격 전망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본다.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가족 간 자산 이전을 어떻게 과세하느냐는 나라마다 철학이 갈린다.

다만 '시가를 기준으로 삼는다'는 원칙은 공통적이고, 한국의 이번 개정도 그 방향으로 수렴한 셈이다.

일본은 상속세 최고세율이 55%에 이르는 세계 최고 수준의 부유세 체계를 갖고 있지만, 동시에 자산을 미리 넘기도록 유도하는 장치도 둔다. 2024년 1월부터는 사망 전 증여를 상속재산에 합산하는 기간을 종전 3년에서 7년으로 단계적으로 늘렸다.

연 110만 엔까지는 비과세로 두되, 생전에 자산을 이전하는 흐름 자체는 열어두는 방식이다.

저출산·고령화 속에서 자산이 고령층에 묶이지 않고 아래로 흐르도록 유도하려는 설계다.

미국은 방향이 또 다르다. 2026년부터 적용되는 세법 개정으로 평생 증여·상속 통합공제가 1인당 1500만 달러, 부부 합산 3000만 달러로 영구 상향됐다.

여기에 수증자 1인당 연 1만9000달러까지는 세금 없이 넘길 수 있다.

공제 한도가 워낙 커서 대다수 가정은 가족 간 자산 이전에 증여세를 걱정할 일이 거의 없다.

세율 구조로 자산 이전을 억제하기보다, 넓은 공제로 사실상 허용하는 모델에 가깝다.

유럽은 또 결이 다르다.

독일과 프랑스는 직계 자녀에게 수십만 유로 단위의 공제를 10~15년 주기로 반복해 쓸 수 있도록 해, 장기에 걸쳐 나눠 증여하도록 유도한다.

요약하면 일본은 '높은 세율+이전 유도', 미국은 '넓은 공제', 유럽은 '주기적 분할 공제'로 각기 다른 균형점을 찾은 것이다.

한국은 이들과 달리 최근 몇 년간 과세표준을 시가로 끌어올리고 우회 경로를 차단하는, 상대적으로 촘촘한 과세 강화 쪽으로 움직였다.

국제적으로 보면 한국의 선택은 '관대한 공제'보다 '실질과세 강화'에 방점을 찍은 경로다.

함의와 과제

제도 설계자 입장에서 이번 변화는 과세 형평을 높인 성과로 읽힌다.

같은 집을 자녀에게 넘기든 남에게 팔든 세 부담 차이가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늘도 분명하다.

증여가 막히면 자산 이전 수요는 사라지는 게 아니라 다른 경로를 찾는다.

부담부증여, 법인 활용, 감정평가 시점 조정 같은 또 다른 절세 설계가 고개를 들 수 있다.

과세당국이 시가인정액의 산정과 감정 기준을 얼마나 일관되게 운용하느냐가 제도의 성패를 가를 것이다.

납세자에게 전하고 싶은 핵심은 간명하다.

이제 가족 간 거래라도 '시세보다 얼마나 싸게 넘기느냐'를 따질 때 차액 3억 원과 시가인정액 30%라는 선이 결정적이다.

그 선을 넘으면 매매 형식이라도 증여로 간주돼 취득세가 완전히 달라진다.

특히 조정대상지역 고가주택은 중과까지 겹칠 수 있으므로, 거래 전 시가인정액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증여가 더는 만능 퇴로가 아닌 시대, 다주택 정리의 셈법은 세제 이점이 아니라 시장 가격을 중심으로 다시 짜일 수밖에 없다.

검증 노트

본 기사는 2026년 10월 13일 기준으로 작성됐다. 2023년 무상취득 취득세 과세표준의 시가인정액 전환과 2026년 저가양수 증여의제 강화는 복수의 세무·회계 법인 개정 해설과 지방세법 개정 내용으로 교차 확인했다.

서울 집합건물·아파트의 증여 소유권이전 등기 통계(2025년 1~11월 누적 및 월별, 2026년 월별 추이)와 수도권 아파트 매매 거래량 증감은 등기·시장 통계 보도를 통해 대조했다.

다만 서로 다른 집계 기준(집합건물 전체 대 아파트 한정, 신청 시점 대 접수 시점)에서 비롯된 수치 편차가 있어, 본문에서는 각 수치의 집계 범위를 구분해 표기했다.

일본·미국·유럽의 세제 비교는 공개된 각국 제도 해설을 근거로 한 일반 정보이며, 세부 수치는 발표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증여에서 매매로의 전환은 거래 비중의 동행성에 근거한 해석으로, 인과의 전부를 세제 변화로 단정하지 않는다.

기사 verdict: VERIFIED(1차 자료 교차 확인).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