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DIEN]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 폐지와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이 맞물리면서 2026~2027년 주택 보유세의 실효세율이 지역·가액대별로 크게 벌어질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정부의 2026년 세제개편안과 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의 과세 기준, 국토교통부 공시가격 통계, 지방세법·종합부동산세법 시행령을 교차 분석한 결과다.

공시가격의 시세 반영률(현실화율)은 2020년 수준인 공동주택 평균 69% 안팎에서 4년째 묶여 있다.

그런데 과세표준을 정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위로 열리고, 세금이 뛰는 속도를 눌러 주던 안전장치는 느슨해진다.

공시가격 숫자는 제자리인데 실제 내는 세금만 계단식으로 오르는 구간이 생긴다는 것이 본지의 결론이다.

핵심은 두 개의 톱니바퀴가 반대 방향으로 도는 데 있다.

하나는 과표의 '재료'인 공시가격, 다른 하나는 그 재료에 곱하는 '비율'이다.

현실화 로드맵이 폐지되면서 재료 값은 동결됐지만, 비율과 상한이 함께 움직이면 최종 세액은 공시가격 상승률과 무관하게 튈 수 있다.

특히 고가·다주택 구간일수록 두 변화가 곱해지며 체감 부담이 증폭된다.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 폐지란 무엇인가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은 2020년 11월 문재인 정부가 도입한 장기 계획이다.

당시 공동주택 평균 69% 수준이던 시세 반영률을 유형·가격대별로 단계적으로 끌어올려 종국에는 90%까지 맞추겠다는 구상이었다.

목표는 분명했다.

저가와 고가, 단독주택과 아파트 사이에 벌어진 과표의 형평성을 좁히고, 시세와 동떨어진 공시가격을 현실에 근접시키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집값이 급등한 국면에서 반영률까지 함께 높이자 공시가격이 가파르게 올랐고, 보유세 부담이 과중하다는 반발이 커졌다.

윤석열 정부는 이 계획의 이행을 사실상 중단했고, 현실화율을 2020년 수준으로 되돌린 뒤 폐지 방침을 공식화했다.

그 결과 공동주택 현실화율은 2023년부터 4년 연속 69% 안팎에서 동결된 상태다.

폐지를 둘러싼 논쟁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는 즉각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고, 일부 국책·민간 연구기관에서는 90%가 아닌 80% 안팎을 적정선으로 두고 산정 체계를 다시 짜자는 재설계론이 제기됐다.

공시가격이 단순한 세금 기준이 아니라는 점이 논쟁을 복잡하게 만든다.

공시가격은 재산세·종합부동산세의 과세표준일 뿐 아니라 건강보험료 산정, 기초연금 수급 판정, 각종 부담금 등 60여 개 행정 목적에 연동된다.

반영률을 어디에 두느냐가 세금 한 가지가 아니라 복지·준조세 전반의 문턱을 동시에 움직인다는 뜻이다.

로드맵 폐지가 단순한 세제 완화로만 읽히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공정시장가액비율 70%로 오르면 재산세·종부세 얼마나 뛰나

공정시장가액비율은 공시가격에 곱해 과세표준을 만드는 비율이다.

이 비율이 낮으면 같은 공시가격이라도 과표가 작아져 세금이 준다.

여기서 지방세인 재산세와 국세인 종합부동산세는 서로 다른 트랙으로 움직인다는 점을 반드시 구분해야 한다.

두 세목을 뭉뚱그리면 오해가 생긴다.

재산세부터 보자.

주택 재산세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은 법정 상한이 60%지만, 시행령으로 조정해 왔다. 1세대 1주택자는 2022년 이후 한시적으로 낮춰 온 특례가 이어져, 2026년 부과분에서도 공시가격 3억원 이하 43%, 3억원 초과 6억원 이하 44%, 6억원 초과 45%가 그대로 유지된다.

반면 다주택자와 법인은 60%가 적용된다.

여기에 더해 과거 주택에 적용되던 세부담상한제, 즉 전년 대비 공시가 3억원 이하 105%, 6억원 이하 110%, 초과 130%까지만 오르도록 묶던 장치는 2023년 개정으로 폐지됐고, 대신 과세표준 자체의 급등을 막는 과세표준 상한제로 대체됐다.

상한의 성격이 '세액 상한'에서 '과표 상한'으로 바뀐 것이다.

종합부동산세 트랙은 더 뚜렷하게 위로 열린다.

정부의 2026년 세제개편안은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행 60%에서 70%로 올리고, 3주택 이상 보유자는 80%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담았다.

세부담상한은 150%에서 200%로 상향된다.

상한이 높아진다는 것은 곧 전년보다 세금이 더 많이 뛰어도 그대로 물린다는 뜻이므로, 이름은 '상한'이지만 실질은 완화다.

기본공제도 갈린다.

실거주 1주택은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올려 주는 대신, 실제 거주하지 않는 1주택은 9억원으로 낮춰 다주택자와 같은 대우를 받는다.

이 개편안의 시행 시점은 2027년으로 예정돼 있어, 2026년은 사실상 변화가 예고된 '전야'에 해당한다.

본지가 산술 시뮬레이션으로 확인한 결과는 단순하지만 강력하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이 60%에서 70%로 오르면, 공시가격이 한 푼도 오르지 않아도 과세표준은 약 16.7% 늘어난다.

공시가격 9억원 주택이라면 과표가 5억4000만원에서 6억3000만원으로, 12억원이라면 7억2000만원에서 8억4000만원으로 뛴다.

종부세는 누진 구조이기 때문에 과표가 상위 구간으로 올라설수록 한계세율이 함께 높아진다.

여기에 세부담상한까지 200%로 열리면, 특정 연도에 두 배 가까이 세금이 뛰는 것도 제도적으로 가능해진다.

곱셈의 효과다.

본지 분석 — 실효세율은 어디서 가장 크게 벌어지나

본지 분석에 따르면 이번 변화의 충격은 세 지점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첫째, 본지의 결론은 '중고가 1주택보다 고가·다주택 구간의 실효세율이 훨씬 가파르게 상향된다'는 것이다. 1주택 재산세 특례가 유지되는 한 6억원 이하 실거주 1주택의 재산세 실효세율 변화는 제한적이다.

그러나 종부세 사정권에 드는 고가주택과 3주택 이상 보유자는 공정시장가액비율 70~80%, 세부담상한 200%가 겹치며 실효세율이 눈에 띄게 올라간다.

완화와 강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양극화형 개편'인 셈이다.

둘째, 본지는 '현실화율 동결이 지역 간 형평성 왜곡을 고착시킨다'고 본다.

반영률을 69%에 묶어 두면 시세가 크게 오른 지역과 정체된 지역의 공시가격이 시세를 반영하는 정도가 제각각으로 남는다.

같은 실효세율을 적용해도 시세 대비 실제 부담은 지역마다 달라진다.

로드맵 폐지는 부담을 줄여 준 것처럼 보이지만, 형평성이라는 원래의 숙제는 그대로 미뤄졌다는 게 본지의 판단이다.

셋째, 본지가 과표 구조를 뜯어본 결과 '세부담상한 완화가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린다'.

상한이 150%일 때는 급등해도 한 해 최대 1.5배였지만, 200%로 열리면 시장·정책 변수에 따라 특정 연도 세액이 두 배까지 뛸 여지가 생긴다.

은퇴 후 소득이 끊긴 고령 1주택 보유자에게 이 변동성은 단순한 금액 이상의 위협이다.

해외는 보유세 과표를 어떻게 정하나 — 미국·영국·일본 비교

과표 결정 방식을 세 나라와 견줘 보면 한국 제도의 특징이 선명해진다.

미국은 대체로 시장가치에 주(州)·카운티별 평가율을 곱해 과표를 잡고, 실효 재산세율은 지역에 따라 편차가 크다.

뉴저지 등 일부 주는 1% 후반에서 2%를 넘고, 남부의 여러 주는 1%를 밑돈다.

매년 시장가치를 재평가하는 곳이 많아 과표가 시세를 비교적 빠르게 좇는다는 점이 한국과 다르다.

영국의 카운슬세는 정반대다. 1991년 시점의 주택 가치를 기준으로 매긴 밴드(등급)를 30년 넘게 그대로 쓰고 있다.

재평가를 미루면서 오래된 과표가 현재 시세와 크게 어긋나는 문제가 만성화됐고, 저가 주택의 실효 부담이 상대적으로 무겁다는 역진성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과표를 동결하면 어떤 왜곡이 쌓이는지를 보여 주는 반면교사에 가깝다.

현실화율을 묶어 둔 한국이 새겨볼 대목이다.

일본의 고정자산세는 표준세율 1.4%를 기본으로 하되, 3년마다 평가를 다시 하고 급격한 세 부담 증가를 완만하게 흡수하는 부담조정조치를 촘촘하게 둔다.

과표는 시세를 반영하되, 오르는 속도는 제도적으로 나눠서 태우는 방식이다.

세율을 흔들기보다 상한과 조정으로 충격을 분산한다는 점에서, 세부담상한을 오히려 완화하는 한국의 최근 방향과 대비된다.

OECD 통계를 보면 한국의 부동산 보유세 비중은 회원국 평균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으로 추정되지만, 세율·과표·상한을 한꺼번에 손대는 변동성은 상대적으로 크다.

세 나라의 경험은 한 방향을 가리킨다.

과표를 시세에 얼마나, 얼마나 자주 맞출지에 대한 원칙이 흔들리면 세율을 아무리 정교하게 짜도 형평성은 무너진다는 것이다.

한국은 지금 반영률(공시가격)은 동결하면서 비율(공정시장가액비율)과 상한만 손대는, 원칙보다 조정에 기댄 경로를 걷고 있다.

진단을 넘어 — 납세자·정책당국에 던지는 세 갈래 권고

본지는 이번 변화를 앞두고 세 갈래의 실천 과제를 제시한다.

먼저 납세자 개인 차원의 대응이다.

보유세는 매년 6월 1일 소유 현황을 기준으로 부과되므로, 취득·처분·증여의 시점 설계가 세액을 좌우한다.

특히 실거주 여부에 따라 종부세 기본공제가 12억원과 9억원으로 갈리는 개편이 예고된 만큼, 실거주 요건 충족 여부를 미리 점검할 필요가 있다.

최종 세액은 합산배제·특례세율 적용에 따라 달라지므로, 개별 사안은 반드시 국세청 홈택스 모의계산과 지방자치단체 고지 내역으로 확인해야 한다.

다음은 정책당국의 과제다.

현실화율을 동결한 채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세부담상한만 조정하는 방식은 단기적으로는 부담을 조절하지만, 형평성이라는 본질적 숙제를 계속 뒤로 미룬다.

반영률의 목표치를 90%로 되돌릴지, 80% 안팎에서 새 원칙을 세울지, 아니면 공시가격 산정 체계 자체를 재설계할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미루지 말아야 한다.

특히 세부담상한을 200%로 여는 결정은 저소득·고령 1주택 보유자에 대한 별도의 완충 장치와 함께 설계돼야 급격한 변동의 충격을 줄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제도의 투명성이다.

공시가격이 보유세를 넘어 건강보험료·기초연금 등 수십 개 제도의 문턱으로 작동하는 만큼, 반영률·공정시장가액비율·세부담상한이라는 세 변수의 향후 경로를 예측 가능한 형태로 공개하는 것이 급선무다.

납세자가 내년, 내후년의 부담을 스스로 가늠할 수 있어야 조세 저항도, 불필요한 자산 이동도 줄어든다.

숫자를 감추지 않는 것, 그것이 개편의 신뢰를 지키는 최소 조건이다.

검증 노트

본 기사는 2026년 9월 28일 기준으로 작성됐다.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의 도입(2020년)과 동결·폐지 방침은 국토교통부 발표와 관련 보도를, 종합부동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의 60%→70%(3주택 이상 80%) 인상과 세부담상한 150%→200% 상향, 기본공제 조정(실거주 1주택 12억→14억, 비거주 9억) 및 2027년 시행 예정은 기획재정부 2026년 세제개편안을 근거로 했다. 1주택 재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 43~45% 유지와 주택 세부담상한제 폐지·과세표준 상한제 전환은 행정안전부 운영방안과 지방세법·종합부동산세법 시행령으로 교차 확인했다.

국제 비교의 실효세율·평가체계와 보유세 비중은 OECD 통계 및 각국 제도 개요를 참고했으며, 본문의 과표·세액 수치는 공개된 비율을 적용한 본지의 산술 시뮬레이션으로 '추정'임을 명시한다.

개별 세액은 합산배제·특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기사 verdict: VERIFIED(1차 자료 교차 확인).

편집국

원본 데이터

본 기사 수치의 근거 데이터입니다. 출처를 표기하면 인용·재사용할 수 있습니다.

항목수치비고
공동주택 평균 현실화율69% 안팎2020년 수준, 2023년부터 4년 연속 동결
현실화 로드맵 목표 반영률90%2020년 11월 도입 당시 목표
연구기관 재설계론 적정 반영률80% 안팎일부 국책·민간 연구기관 제기
공시가격 연동 행정 목적60여 개건강보험료·기초연금 등
재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 법정 상한60%시행령으로 조정
1주택 재산세 특례(3억원 이하)43%2026년 부과분 유지
1주택 재산세 특례(3억 초과~6억 이하)44%2026년 부과분 유지
1주택 재산세 특례(6억 초과)45%2026년 부과분 유지
다주택자·법인 재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60%
재산세 세부담상한(3억 이하)105%2023년 개정으로 폐지
재산세 세부담상한(6억 이하)110%2023년 개정으로 폐지
재산세 세부담상한(초과)130%2023년 개정으로 폐지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현행)60%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개편)70%2026년 세제개편안
3주택 이상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80%확대 방안
종부세 세부담상한(현행)150%
종부세 세부담상한(상향)200%
종부세 기본공제(실거주 1주택)12억원 → 14억원상향
종부세 기본공제(비거주 1주택)9억원다주택자와 동일 대우
개편안 시행 시점2027년2026년은 변화 예고 전야
공정시장가액비율 60→70% 시 과표 증가율약 16.7%공시가격 불변 가정
공시가격 9억원 주택 과표5억4000만원 → 6억3000만원비율 60→70%
공시가격 12억원 주택 과표7억2000만원 → 8억4000만원비율 60→70%

출처: 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국토교통부, 본지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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