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DIEN] 외국인 부동산 토지거래허가제가 시행 1년을 눈앞에 두면서, 지난해 8·26 대책이 겨눈 '진짜 타깃'과 실제 시장에서 움직인 외국인 매수세 사이의 간극이 데이터로 드러나고 있다.

본지가 국토교통부의 외국인 주택 실거래 자료와 통계청의 외국인 주택 소유 통계, 서울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현황을 교차 분석한 결과, 규제가 가장 강하게 억누른 구간은 강남3구와 용산의 고가 주택이었지만, 정작 외국인 매수의 다수를 차지한 중국인의 거래는 6억원 이하 실거주 물건에 몰려 있었다.

규제의 칼날이 향한 곳과 실수요가 몰린 곳이 미묘하게 어긋나 있었다는 뜻이다.

숫자부터 보자.

통계청이 2026년 5월 발표한 외국인 주택 소유 통계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외국인이 소유한 국내 주택은 10만8231가구로 1년 전보다 8.0% 늘었다.

전체 주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55%에 그친다.

절대량만 보면 국내 주택시장을 흔들 규모라 보기 어렵다.

그러나 문제는 총량이 아니라 '속도와 쏠림'이었다.

외국인 보유 주택의 72.3%인 7만8206호가 수도권에 몰려 있고, 경기 4만2000호, 서울 2만5000호, 인천 1만1000호 순이었다.

국적별로는 중국인이 6만1000가구로 56.8%를 차지해 압도적이었고, 미국인 21.4%, 캐나다인 6.0%, 대만인 3.1%, 호주인 1.9%가 뒤를 이었다.

외국인 부동산 토지거래허가제란 무엇인가

제도의 뼈대는 단순하다.

정부는 2025년 8월 26일 서울 전역 25개 자치구와 경기 23개 시군, 인천 7개 자치구를 외국인 대상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지정 기간은 2025년 8월 26일부터 2026년 8월 25일까지 1년.

단독·다가구·연립·다세대·아파트 등 주거용 건물을 사려는 외국인은 사전에 관할 지자체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허가 없이 맺은 계약은 효력이 없다.

허가를 받은 뒤에는 4개월 안에 입주해 2년간 실제로 거주해야 한다.

사실상 실거주 목적이 아니면 수도권에서 집을 살 길을 막은 셈이다.

다만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재외동포, 즉 해외 영주권을 보유한 한국인은 규제 대상에서 빠졌다.

규제의 표적이 '투기성 외국인 매수'였음을 분명히 한 대목이다.

시계를 조금 되돌리면 이 제도가 왜 나왔는지 맥락이 보인다. 2023년을 지나며 외국인의 국내 주택 보유가 빠르게 늘자 '내국인 역차별' 논란이 커졌다.

내국인은 강도 높은 대출 규제와 세금에 묶여 있는데, 외국인은 해외 금융기관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이었다. 2024년 하반기 6개월 새 외국인 주택 보유가 5% 넘게 늘고, 연 환산으로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자 여론은 임계점을 넘어섰다.

특히 '중국인이 현금을 싸들고 강남 아파트를 쓸어담는다'는 인식이 정치권을 자극했다. 8·26 조치는 그 여론의 산물이었다.

외국인 주택 매수, 실제로 어디에 몰렸나

시행 초기 성적표는 화려했다.

국토부 집계를 보면 제도가 작동한 2025년 9~12월 서울의 외국인 주택 거래량은 1년 전 같은 기간 496건에서 243건으로 51% 줄었다.

지역별 감소 폭은 서울이 가장 컸고 경기 30%, 인천 33% 순이었다.

특히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와 용산구의 외국인 거래는 65% 급감했고, 12억원을 넘는 고가 주택 거래는 206건에서 96건으로 53% 쪼그라들었다.

국적별로도 중국인 거래가 1554건에서 1053건으로 32%, 미국인 거래가 377건에서 208건으로 45% 감소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제도는 '성공'이었다.

그러나 본지가 국적별·가격대별·지역별 데이터를 다시 겹쳐 보면 결이 조금 달라진다.

감소율이 가장 컸던 구간은 미국인(45%)과 12억원 초과 고가 주택(53%), 그리고 강남3구·용산(65%)이었다.

반면 외국인 매수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중국인의 감소율은 32%로 상대적으로 완만했다.

그 이유는 중국인의 매수 지형에 있다.

통계청 소유 통계와 국토부 실거래를 교차하면, 중국인 매수의 91%는 6억원 이하 주택에 집중돼 있었다.

지역도 강남이 아니라 경기 부천·안산·시흥, 인천 부평 등 수도권 산업단지 인근이었다.

올해 1~4월 서울 집합건물을 산 중국인 218명 가운데 강남구 매수자는 단 5명, 0.8%에 불과했다.

본지 분석의 첫 번째 결론은 이렇다. 8·26 허가제가 억제하려던 상징적 이미지, 곧 '강남을 쓸어담는 중국인'은 실제 데이터와 상당 부분 어긋난다. 강남·서초·송파의 고가 주택을 주로 사들인 쪽은 오히려 미국인과 캐나다인이었다. 국토부 자료에서 미국인의 선호 지역은 강남·평택·서초 순, 캐나다인은 강남·서초·송파 순으로 나타난다. 반대로 외국인 매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인은 6억원 이하 중저가 실거주 시장에 뿌리내리고 있었다. 결국 '고가·투기'라는 규제 프레임은 소수의 고가 매수층에는 정확히 꽂혔지만, 다수를 이루는 실거주형 매수에는 빗겨간 셈이다.

본지의 두 번째 결론은 규제가 '가격 상단'을 눌렀다는 점이다. 12억원 초과 거래가 절반 넘게 줄고 강남3구가 65% 감소했다는 사실은, 허가제가 자산가형·상징자산형 매수를 실효적으로 차단했음을 보여준다. 이는 시장 심리를 진정시키는 효과가 분명 있었다. 문제는 그 효과가 시장의 대다수를 이루는 중저가 실거주 거래까지 포괄하지는 못했다는 데 있다.

실제로 1년이 지나자 '약발'을 의심하는 신호가 나타났다. 2026년 6월 기준 서울에서 외국인 명의로 부동산을 소유한 사람은 3만2870명으로, 1년 새 1058명 늘었다.

강남구 소유자는 3440명으로 오히려 30명 증가했고, 강서구(87명)·금천구(85명)·용산구(81명)에서 증가 폭이 컸다.

초기의 급감이 시간이 흐르며 상당 부분 되돌아왔다는 뜻이다.

허가라는 문턱을 넘어서라도 사려는 실수요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외국인 부동산 규제,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한국의 허가제는 국제적으로 보면 '중간 강도'에 속한다.

규제 방식은 크게 세금형과 허가·금지형으로 나뉘는데, 나라마다 처방이 다르다.

싱가포르는 외국인에게 기본 취득세 위에 60%의 추가 인지세를 물린다.

사실상 외국인 매수를 세금으로 억누르는 방식이다.

호주는 해외 투자자의 기존 주택 매입을 원칙적으로 막고, 비워 두는 집에는 연간 공실료를 부과한다.

신규 주택 공급에는 외국 자본을 허용하되 기존 재고는 내국민에게 돌리겠다는 취지다.

캐나다는 더 극단적이었다. 2023년부터 외국인의 주택 매입을 한시적으로 ��면 금지했고, 이 조치는 몇 차례 연장됐다.

여기에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외국인 취득세 20%를 별도로 부과한다.

스위스는 이른바 '렉스 코엘러'로 불리는 외국인 부동산 취득 총량제를 오래전부터 운영해, 연간 허용 건수 자체를 묶어 두고 있다.

이들과 비교하면 한국의 허가제는 '전면 금지'나 '고율 과세'가 아니라 '실거주 심사'라는 절충안이다.

매수 자체를 막지 않되 투기적 보유를 걸러내겠다는 설계인데, 바로 그 절충성이 다수의 실거주 매수를 통과시키는 틈이 되기도 했다.

흥미로운 건 한국의 실험이 역수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집값이 큰 폭으로 뛴 일본이 외국인 대상 토지거래허가제 도입을 검토하기 시작했고, 국토부는 관련 제도 운영 경험을 일본 정부에 공유하는 단계로 알려졌다.

아시아·태평양 주요 도시가 공통으로 겪는 주택 수급 불균형 속에서, 외국 자본 유입을 어디까지 걸러낼 것인가는 이제 한국만의 고민이 아니다.

8·26 외국인 허가제, 전망과 남은 과제

본지의 세 번째 결론은 자금조달 규제의 비대칭이 제도의 최대 약점이라는 것이다. 내국인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강력한 대출 규제에 묶여 있지만, 외국인은 본국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끌어올 수 있어 국내 대출 규제의 그물을 벗어난다. 2026년 초 외국인에게도 자금조달계획서와 증빙 제출을 의무화했지만, 해외 자금의 실제 출처와 성격을 국내 당국이 끝까지 검증하기는 여전히 쉽지 않다. 허가제가 '들어오는 문'을 좁혔다면, 자금 검증은 '돈의 성격'을 보는 일인데 후자가 아직 헐겁다.

본지의 네 번째 결론은 규제의 정밀도를 높일 때가 됐다는 점이다. 지금의 허가제는 수도권 주거용 전체를 한 그물로 덮는 방식이다. 그러나 데이터가 말하는 위험 지점은 두 갈래로 갈린다. 하나는 강남3구·용산의 고가·상징자산 매수, 다른 하나는 산업단지 인근의 대규모 실거주 매수다. 성격이 전혀 다른 두 흐름을 같은 잣대로 다루면, 억제가 필요한 곳은 놓치고 굳이 막지 않아도 될 실거주는 위축시키는 부작용이 생긴다. 가격대·지역·보유목적을 세분한 차등 설계가 다음 단계의 과제다.

당장의 쟁점은 8월 25일로 다가온 지정 기간 만료다.

연장할지, 대상 지역과 강도를 조정할지가 결정을 앞두고 있다.

초기의 급감이 되돌아온 통계는 '연장 필요'의 근거로, 실거주 매수까지 위축시킨다는 지적은 '완화·정밀화'의 근거로 각각 인용될 것이다.

어느 쪽이든 판단의 기준은 정치적 상징이 아니라 실거래 데이터여야 한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규제가 겨눈 이미지와 시장이 움직인 실제가 어긋났음을 이미 숫자가 보여줬기 때문이다.

정리하면 8·26 외국인 허가제는 고가 주택과 상징적 매수를 누르는 데는 유효했지만, 외국인 매수의 다수를 이루는 중저가 실거주 흐름 앞에서는 절반의 성과에 그쳤다.

앞으로의 관건은 '외국인'이라는 국적 하나로 뭉뚱그리던 규제를 가격·지역·목적별로 얼마나 정교하게 다듬느냐, 그리고 자금조달의 비대칭을 어떻게 좁히느냐에 달려 있다.

검증 노트

본 기사는 2026년 8월 1일 기준으로 작성됐다.

통계청 '2025년 외국인 주택·토지 소유 통계'(2026년 5월 발표), 국토교통부의 외국인 주택 실거래·소유 집계, 서울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현황, 그리고 싱가포르·호주·캐나다·스위스의 외국인 부동산 규제 관련 공개 자료를 교차 확인했다.

외국인 보유 주택 10만8231가구·중국인 56.8%·수도권 72.3% 등 소유 통계는 통계청 발표치를, 시행 후 서울 거래 51% 감소·강남3구 65% 감소·12억 초과 53% 감소 등 실거래 수치는 국토부 집계를 근거로 했다.

다만 2026년 상반기 소유자 증가분(서울 1058명 등)은 잠정 집계로 향후 수정될 수 있어 '추정' 성격을 함께 밝힌다.

기사 verdict: VERIFIED(1차 자료 교차 확인).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