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DIEN] 규제 회피성 아파트 증여·가족간 직거래 급증이 실거래가 통계를 어디까지 흔들고 있는가.

본지가 대법원 등기 통계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신고 자료, 국세청의 부동산 세무조사 내역을 신고유형별로 교차 분석한 결과, 양도소득세 부담이 무거워지고 주택담보대출 길이 막힐수록 '매매' 대신 '증여'를, '중개 거래' 대신 '가족간 직거래'를 택하는 흐름이 통계 표면 위로 뚜렷하게 떠올랐다.

다만 이 급증분이 곧바로 실거래가 통계의 붕괴로 이어진다는 통념은 절반만 사실이었다.

늘어난 것은 분명하지만, 그 왜곡의 크기와 성격은 신고유형에 따라 크게 갈렸다.

양도세가 무거워지면 왜 아파트 증여가 급증하나

세금 구조를 보면 이유는 단순하다.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팔면 양도차익에 기본세율에 더해 중과세율이 얹혀 세 부담이 두 배 안팎으로 불어난다.

반대로 자녀나 배우자에게 넘기면 증여세를 물더라도 향후 시세 상승분을 미리 이전하고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 주택 수를 줄일 수 있다.

그래서 양도세 중과가 강화되는 국면마다 증여가 튀어 오른다.

과거 다주택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던 시기 서울 아파트 증여가 전년 대비 70% 안팎 급증했고, 특정 대책 발표 직후 월간 증여 건수가 6배까지 폭증한 사례도 등기 통계에 남아 있다.

반대로 양도세 중과가 한시 유예됐던 2023~2024년에는 서울 증여가 연 6,000건 수준으로 반 토막 나며, 세제와 증여가 거울처럼 움직인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2025년 하반기 이후 국면은 여기에 '대출 봉쇄'라는 변수가 더해졌다는 점에서 과거와 결이 다르다.

정부는 2025년 6·27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소득·주택가격과 무관하게 6억 원으로 묶었고, 이어진 후속 대책으로 규제지역을 넓혔다.

매수자가 은행 돈을 끌어오기 어려워지자, 시장은 세금과 대출을 동시에 우회하는 통로로 가족 내부의 자산 이전을 택했다.

실제 부동산원과 등기 자료를 보면 2026년 5월 중순 서울 집합건물 증여를 받은 사람 수는 약 635명으로 전년 동기 374명보다 69.8% 늘었다.

매매가 얼어붙는 사이 증여만 홀로 뜨거워진 셈이다.

이 대목에서 첫 번째 주장은 사실로 판정된다.

세제와 증여의 연동은 통계로 반복 확인되는 구조적 현상이다.

가족간 직거래는 실거래가 통계를 얼마나 왜곡하나

문제는 '증여'가 아니라 증여로 잡히지 않은 채 매매로 위장되는 '가족간 직거래'다.

세법은 특수관계인 사이 거래라도 시가와의 차액이 시가의 30%와 3억 원 중 적은 금액 안쪽이면 정상 유상거래로 인정한다.

이 범위를 활용하면 시세 12억 원짜리 아파트를 자녀에게 9억 원 안팎에 넘겨도 증여세 없이 합법적으로 소유권을 이전할 수 있다.

문제는 이렇게 신고된 '9억 원'이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그 단지의 매매 사례로 그대로 집계된다는 점이다.

중개인을 거치지 않은 직거래는 대체로 시세보다 낮게 찍히고, 그 표본이 지역 평균가를 끌어내린다.

국세청이 최근 고가 주택 변칙 거래 156명을 세무조사하며 특수관계자 저가 직거래와 다운계약을 핵심 유형으로 지목한 것도 이 지점이다.

조사 사례 중에는 시세의 60% 수준으로 자녀에게 직거래 신고한 뒤 증여세를 아예 내지 않은 건도 있었다.

그렇다면 이 왜곡은 얼마나 클까.

본지 분석의 결론은 '통계를 흔들 만큼 늘었으나, 통계를 무너뜨릴 정도는 아니다'로 요약된다.

직거래 비중은 대책 발표 직후 서울에서 20%를 웃도는 달이 나타날 만큼 튀지만, 연 단위로 보면 전체 매매의 절반에 크게 못 미친다.

게다가 국토부와 부동산원은 직거래·특수관계 의심 건을 이상거래로 분류해 통계 산출에서 걸러내는 보완장치를 두고 있다.

다만 이 필터가 완벽하지 않다는 정황도 뚜렷하다.

실거래가 한 건도 없는 주간에 자치구 아파트값 상승을 공표한 사례가 2019년 이후 서울에서만 수십 건 확인됐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표본이 얇아진 구간에서 소수의 직거래가 방향을 틀어버릴 여지는 분명히 존재한다.

그래서 세 번째 주장, 즉 '직거래가 실거래가 통계를 심각하게 왜곡한다'는 절반의 진실로 판정한다.

본지의 결론: 급증은 사실, 붕괴는 과장

본지가 신고유형을 셋으로 나눠 본 결론은 이렇다.

첫째, 규제 회피성 자산 이전은 '증여'와 '가족간 직거래'라는 두 경로로 갈라져 왔고, 세제·대출 규제가 조일수록 후자의 은밀함이 커진다.

증여는 등기에 그대로 남아 통계로 잡히지만, 직거래는 매매로 위장되어 시세 지표 안으로 스며든다는 점에서 정책적으로 더 까다롭다.

둘째, 직거래발 왜곡은 '평균의 하향 압력'보다 '표본 희석'의 형태로 나타난다.

거래량이 급감한 시장에서 한두 건의 저가 직거래가 특정 단지·평형의 대표 시세로 굳어지는 국지적 왜곡이 실제 위험이다.

셋째, 그럼에도 실거래가 통계 전체를 '못 믿을 숫자'로 단정하는 것은 과장이다.

이상거래 필터, 등기·과세 자료 대사, 사후 정정 체계가 작동하는 한 통계는 신뢰구간 안에서 움직인다.

제도 변화도 이 판단을 뒷받침한다.

과거에는 가족간 거래라도 실제 대금이 오간 사실만 입증하면 1~3% 유상 취득세만 물면 됐지만, 2026년 1월 1일 시행된 개정 지방세법은 특수관계인 간 현저한 저가거래를 '증여 취득'으로 간주해 조정대상지역 고가주택에 최대 12% 취득세를 물릴 수 있게 했다.

회피의 문이 좁아진 만큼, 통계에 스며드는 위장 직거래의 유인도 함께 줄어들 개연성이 크다.

두 번째 주장, '2026년부터 가족간 저가 직거래는 최대 12% 취득세 대상'은 시행된 법률에 근거한 사실이다.

해외는 가족간 자산 이전을 어떻게 다루나

국제 비교는 한국의 허점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일본은 상속시정산과세 제도를 통해 생전 증여와 상속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 과세하고, 부동산 저가 양수도에 대해서는 시가와의 차액을 증여로 의제해 과세한다.

세대 간 자산 이전을 막지 않되 '언젠가는 반드시 합산 과세된다'는 원칙으로 회피 유인을 줄이는 방식이다.

미국은 연간 증여 면제 한도를 두되 평생 통합 면제 한도로 관리하고, 가족간 저가 매매의 차액을 증여로 보아 신고 의무를 지운다.

대신 상속 시 취득가액을 사망 시점 시가로 재설정하는 승계취득가액 제도가 있어, 한국식 '저가 직거래로 양도세 회피'라는 동기 자체가 약하다.

독��은 배우자·자녀 등 관계별로 증여세 면제 한도를 차등 적용하고 일정 주기마다 갱신하는 대신, 부동산 감정가에 기반한 과세로 저가 신고의 실익을 원천 차단한다.

세 나라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세대 간 자산 이전 자체를 죄악시하지 않되, '시가 기반 과세'와 '생전·사후 합산'이라는 두 축으로 회피의 실익을 없앤다는 것이다.

한국은 증여세율은 높지만 시가 산정과 사후 검증의 촘촘함에서 이들에 미치지 못했고, 그 틈이 '30%·3억 원' 규정을 활용한 합법적 저가 직거래와 그 경계를 넘나드는 편법 증여로 채워졌다.

이번 지방세법 개정은 뒤늦게 시가 기반 과세로 방향을 튼 신호로 읽힌다.

남는 쟁점과 정책 함의

그렇다면 '직거래 급증은 대부분 편법 증여'라는 주장은 어떻게 볼 것인가.

본지 판단은 '논쟁적'이다.

가족간 직거래에는 중개수수료 절감, 실제 대금이 오간 정상적 세대 내 매매, 이혼·상속 정리 과정의 거래가 섞여 있다.

이를 모두 편법으로 몰면 통계와 현실을 함께 놓친다.

마찬가지로 '실거래가 통계는 직거래 때문에 믿을 수 없다'는 단정도 오해를 부른다.

왜곡의 여지는 실재하지만, 그것을 이유로 통계 전체를 폐기하는 것은 진단을 넘어선 과장이다.

취약한 것은 통계의 '평균'이 아니라 거래가 마른 구간의 '국지적 대표성'이다.

정책의 초점도 여기에 맞춰야 한다.

첫째, 이상거래 필터를 사후 적발이 아니라 신고 시점의 실시간 검증으로 옮겨, 시가 대비 현저한 저가 직거래는 통계 반영 전에 별도 표기해야 한다.

둘째, 등기·과세·실거래 자료를 상시 대사해 위장 매매를 조기에 걸러야 한다.

셋째, 개정 지방세법의 '현저한 저가' 기준을 시행령에서 명확히 해 예측 가능성을 높이되, 정상적 세대 내 거래까지 위축시키지 않도록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

규제로 매매를 막을수록 자산은 더 은밀한 통로로 흐른다는 사실을, 지난 몇 해의 등기 통계가 이미 보여줬다.

회피를 막는 열쇠는 거래 자체의 봉쇄가 아니라, 어떤 통로를 택하든 시가대로 과세된다는 원칙의 관철에 있다.

검증 노트

본 기사는 2026년 7월 28일 기준으로 작성됐다. 대법원 등기정보·부동산원 집합건물 증여 통계(2026년 5월 서울 증여인 69.8% 증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신고자료, 국세청의 고가주택 변칙거래 156명 세무조사 발표, 2026년 1월 1일 시행 개정 지방세법(특수관계 저가거래 증여취득 간주·최대 12% 취득세), 상속세 및 증여세법의 저가양수도 과세기준(시가의 30%와 3억 원 중 적은 금액)을 1차 근거로 교차 검증했다. 팩트체크 결과 '양도세 중과 강화 시 아파트 증여 급증'은 TRUE, '2026년부터 가족간 저가 직거래 최대 12% 취득세 대상'은 TRUE, '가족간 직거래가 실거래가 통계를 심각하게 왜곡한다'는 HALF-TRUE, '직거래 급증은 대부분 편법 증여'는 DISPUTED, '실거래가 통계는 직거래 탓에 믿을 수 없다'는 MISLEADING으로 판정했다. 기사 전체 핵심 verdict는 HALF-TRUE다. 일부 수치는 발표 시점·표본에 따라 변동하며, 월별 급증치는 대책 발표 직후의 단기 튐을 포함한 추정 범위로 읽어야 한다.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