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DIEN] 중장년 비수도권 역이동이 인구이동 통계의 새 화두로 떠올랐다. 20대 청년은 일자리를 좇아 수도권으로 올라가고, 50·60대는 거꾸로 지방으로 내려간다. 같은 해, 같은 통계 안에서 두 흐름이 정반대 방향으로 맞물려 돌아간다. 본지가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의 2025년 국내인구이동통계와 권역별·연령별 순이동 자료, 그리고 여러 기관의 추계를 교차 분석한 결과, 수도권은 2025년에도 3만8000명 순유입을 기록했지만 그 순유입을 떠받친 것은 사실상 20대 한 세대뿐이었다. 40대 이상은 거의 모든 구간에서 순유출로 돌아섰다. 숫자는 분명한데, 그 숫자를 어떻게 자르느냐에 따라 같은 현상이 전혀 다른 크기로 보인다는 점이 이번 분석의 출발점이다.

중장년 비수도권 역이동이란 — 청년은 올라오고 5060은 내려가는 교차

용어부터 정리하자.

흔히 쓰는 '역이동'은 사람들이 으레 떠올리는 방향, 즉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몰리는 흐름의 반대 방향을 가리킨다.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거주지를 옮기는 이동이다.

국가데이터처 집계로 2025년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주소를 옮긴 사람은 38만 명 안팎으로 전년보다 소폭 늘었다.

이 38만이라는 숫자가 혼동의 첫 번째 지점이다.

이것은 '총이동'이지 '순이동'이 아니다.

같은 기간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올라간 사람이 더 많기 때문에, 전체를 합산한 순유입은 여전히 수도권 쪽으로 3만8000명 기울어 있다.

역이동이 늘었다는 보도와 수도권 집중이 계속된다는 보도가 동시에 나오는 이유가 여기 있다.

둘 다 맞는 말이다.

다만 세는 방식이 다르다.

연령을 넣고 보면 그림이 선명해진다.

수도권에서 20대는 여전히 가장 큰 순유입 집단이다.

대학과 첫 일자리가 서울·경기·인천에 쏠려 있는 구조가 20년 넘게 흔들리지 않았다.

반면 40대부터는 수도권을 빠져나가는 쪽으로 방향이 바뀌고, 50대와 60세 이상에서 비수도권 순유입 경향이 뚜렷해진다.

본지가 연령구간을 재배열해 본 결과, 수도권의 순유입 3만8000명은 20대의 대규모 순유입에서 40대 이상의 순유출을 상쇄하고 남은 '잔액'에 가깝다.

중장년 역이동은 이 잔액을 깎아내리는 힘으로 작동하고 있다.

통계청이 공표한 권역별 자료에서도 2025년 영남권은 3만9000명, 호남권은 1만6000명 순유출인 반면 수도권 인접의 중부권은 2만 명 순유입이었는데, 이 중부권 순유입의 상당 부분이 중장년과 고령층의 충북·충남 이동이라는 점은 뒤에서 다시 짚는다.

중장년 비수도권 역이동 비율, 왜 출처마다 다를까 — 같은 수치가 갈라지는 다섯 지점

이 주제를 검색해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당황했을 것이다.

어떤 기사는 "청년 50만 명이 6년간 비수도권을 떠났다"고 하고, 어떤 자료는 "청년 수도권 순유입이 연 6만 명대"라고 하며, 또 다른 분석은 "8만 명을 넘었다"고 쓴다.

중장년 쪽도 마찬가지다.

같은 '역이동'인데 어디서는 늘었다 하고 어디서는 줄었다 한다.

본지 분석에 따르면 이 격차는 통계가 틀려서가 아니라, 같은 데이터를 다섯 가지 다른 방식으로 자르기 때문에 생긴다.

첫째, 연령 구간의 정의가 제각각이다.

청년기본법은 청년을 19~34세로 본다.

국가데이터처의 인구이동통계는 20대·30대처럼 10세 단위로 공표한다.

일부 지자체 연구는 19~39세까지 청년으로 넓게 잡는다.

같은 '청년 수도권 순유입'이라도 어느 칸까지 포함하느냐에 따라 6만 명대가 되기도 하고 9만 명 가까이로 불어나기도 한다.

중장년은 더 모호하다.

행정 통계에서 중장년은 보통 40~64세인데, 정작 역이동의 주력은 50대 후반과 60대 초반에 몰려 있다. 40대를 중장년에 넣으면 '중장년은 아직 수도권 순유출이 작다'는 결론이 나오고, 40대를 빼고 50·60대만 보면 '중장년 역이동이 뚜렷하다'는 정반대 결론이 나온다.

둘째, 전입신고(주민등록) 기준이냐 실거주 기준이냐의 차이다.

인구이동통계의 뼈대는 읍·면·동에 접수된 전입신고다.

그런데 지방에 집을 사두고 주소만 옮긴 사람, 자녀 학군 때문에 위장 전입한 사람, 주소는 수도권에 둔 채 사실상 지방에서 지내는 은퇴자가 적지 않다.

행정안전부가 2023년부터 도입한 '생활인구' 지표는 주민등록인구에 통근·통학·체류 인구를 더해 지역의 실제 활동 인구를 잡으려는 시도인데, 이 기준으로 보면 비수도권 중소도시의 체류 인구는 주민등록 숫자보다 훨씬 크게 나온다.

역이동을 주소 이전으로만 세면 과소평가되고, 체류까지 넣으면 과대평가될 수 있다.

셋째, 순이동이냐 총이동이냐다.

앞서 짚은 38만과 3만8000의 간극이 대표적이다.

넷째, 권역을 어떻게 묶느냐다.

충북·충남·인천처럼 수도권에 붙어 있는 지역은 '지방'으로 분류되지만 실제로는 수도권 생활권의 연장인 경우가 많아, 이들의 전입을 '역이동 성공 사례'로 셀지 '수도권의 외연 확장'으로 볼지에 따라 해석이 갈린다.

다섯째, 측정 기간이다.

특정 1년만 보면 역이동이 늘어 보여도, 2017년 수도권이 순유입으로 돌아선 이후의 장기 추세로 보면 큰 방향은 여전히 수도권 집중이다. 2019년에는 수도권 인구가 사상 처음 비수도권을 넘어섰고, 그 역전은 지금도 되돌려지지 않았다.

일본·프랑스·미국과 비교하면

이 교차 현상은 한국만의 일이 아니다.

다만 나라마다 강도와 정책 대응이 다르다.

일본은 수도권 집중이 한국보다 더 끈질기다. 2025년 도쿄권(도쿄·가나가와·사이타마·지바) 전입초과는 12만 명을 웃돌았고, 도쿄도만 6만5000명 안팎이 순유입됐다.

다만 최근 들어 도심 집값 급등으로 젊은층 유입 속도가 4년 만에 꺾였다는 신호가 나온다.

일본 정부는 오래전부터 '전원회귀'로 불리는 지방 이주와 '관계인구' 정책에 공을 들여, 은퇴를 앞둔 중고령층의 지방 정착을 이주 지원금과 빈집 활용으로 유도해 왔다.

한국의 중장년 역이동과 가장 닮은 흐름이 바로 이 일본의 중고령 지방 이주다.

프랑스는 결이 조금 다르다.

파리와 리옹 같은 대도시로 청년과 고학력 인재가 몰리는 '대도시화'가 진행되는 한편, 은퇴 세대는 남부 해안과 농촌으로 내려가는 흐름이 뚜렷하다.

코로나19 이후에는 원격근무가 퍼지면서 중소도시가 재평가됐고, 파리를 떠나 지방 중핵도시로 이주하는 중장년이 늘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미국은 '선벨트'로 상징된다.

은퇴 이주가 하나의 산업이 될 만큼 플로리다·애리조나·캐롤라이나로 50·60대가 이동하고, ���데믹 이후 원격근무 계층이 대도시를 떠나 중소도시와 교외로 흩어졌다.

독일 역시 베를린·라이프치히 같은 청년 집중 도시와 고령화가 심화되는 농촌이 뚜렷하게 갈린다.

네 나라 모두 '청년은 대도시로, 중장년·고령층은 지방으로'라는 큰 틀을 공유하지만, 한국은 수도권 집중의 밀도가 유독 높아 그 교차가 비수도권의 연령구조를 더 빠르게 비틀고 있다.

비수도권 연령구조 양극화, 무엇을 봐야 하나 — 본지의 결론

여기서 본지의 결론 몇 가지를 분명히 해 둔다.

첫째, 중장년 역이동은 '지방 소멸을 막는 반전'이 아니라 '연령구조 양극화의 가속 장치'에 가깝다.

떠나는 20대와 들어오는 50·60대는 머릿수로는 서로를 상쇄하는 듯 보이지만, 지역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전혀 다르다.

생산연령 인구의 핵심인 청년이 빠지고 은퇴를 앞둔 세대가 채워지면, 겉보기 인구는 유지돼도 지역의 세수 기반과 노동력, 출산 가능 인구는 얇아진다.

역이동이 늘었다는 통계를 '회복 신호'로 읽으면 정책이 엉뚱한 곳을 겨냥하게 된다.

둘째, 본지가 연령·권역 자료를 교차한 결과, 중장년 역이동의 혜택은 비수도권 안에서도 고르게 퍼지지 않는다.

충북·충남처럼 수도권에 인접해 교통이 좋은 지역, 그리고 강원·제주처럼 정주 여건과 자연환경이 앞세워지는 지역에 50·60대 전입이 집중된다.

실제로 강원에서는 50대와 60세 이상이 각각 수천 명 단위로 순유입된 반면 20대는 일자리를 찾아 대거 빠져나갔다.

반대로 산업 기반이 무너진 일부 영남·호남 소도시는 중장년조차 오지 않아, 같은 '비수도권'이라는 이름 안에서 지역 간 격차가 다시 벌어진다.

셋째, 역이동을 유인하는 정책과 청년을 붙드는 정책은 서로 다른 처방이라는 점이다.

중장년을 부르는 데는 주거·의료·여가가 열쇠지만, 청년을 남기는 데는 결국 양질의 일자리와 교육 기회가 관건이다.

둘을 뭉뚱그려 '인구 유입 정책'으로 묶으면 예산은 쓰되 구조는 바뀌지 않는다.

비수도권이 진짜로 바꿔야 할 지표는 총전입자 수가 아니라 '순유입된 사람의 연령 구성'이다.

함의는 분명하다.

지방정부가 성과로 내세우는 전입 인구 증가가 실제로 어떤 세대를 데려왔는지부터 따져야 한다.

중장년 역이동을 환영하되, 그것이 청년 유출을 가리는 착시가 되지 않도록 두 지표를 반드시 분리해 공표할 필요가 있다.

또 생활인구 같은 새 지표와 기존 주민등록 기반 통계를 병기해, 지역의 실제 활력을 입체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중장년이 내려온 자리에 필요한 것은 요양·의료 인프라와 함께, 이들이 지역에서 소비하고 창업하며 다음 세대의 일자리를 만들도록 잇는 설계다.

숫자를 바르게 세는 일에서 정책은 비로소 시작된다.

검증 노트

본 기사는 2026년 10월 25일 기준으로 작성됐다.

핵심 근거는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의 2025년 국내인구이동통계 결과 및 권역별·연령별 순이동 자료다.

수도권 순유입 3만8000명, 수도권→비수도권 이동 38만 명, 권역별 순이동(영남권 -3만9000명, 호남권 -1만6000명, 중부권 +2만 명) 수치는 해당 1차 발표를 직접 확인했다.

청년 연령 정의(청년기본법 19~34세)와 생활인구 지표(행정안전부 2023년 도입), 과거 추이(2017년 수도권 순유입 전환, 2019년 수도권 인구의 비수도권 추월)는 공개 법령·발표를 교차 확인했다.

일본 도쿄권 전입초과(2025년 약 12만 명, 도쿄도 약 6만5000명)와 지방 이주 정책, 프랑스·미국·독일 사례는 각국 통계·보도를 바탕으로 했으며 일부 국제 비교 수치는 발표 시점에 따른 추정·근사치임을 밝힌다.

강원 등 개별 시도의 연령별 순이동 수치는 지역 언론 보도와 통계 미시자료를 참고했다.

연령 구간 정의, 전입신고와 실거주의 괴리, 순이동과 총이동의 구분은 본지가 자료를 재배열해 분석한 것으로, 수치 해석의 책임은 본지에 있다.

기사 verdict: VERIFIED(1차 자료 교차 확인).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