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시청 (서울시 제공)



[PEDIEN] 대한민국 전자산업의 심장부였던 용산전자상가가 AI·ICT 기반의 신산업 거점으로 거듭나는 역사적인 첫걸음을 내딛었다. 서울시는 2023년 발표한 용산전자상가 일대 개발 전략을 구체화하며, 이달 나진상가 12·13동에 해당하는 특별계획구역 5구역의 착공에 들어갔다. 이는 침체되었던 상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라는 원대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본격적인 신호탄이다.

용산전자상가는 1990년대 PC 보급과 함께 국내 최대 전자제품 유통 중심지로 번영했으나, 2000년대 이후 온라인 쇼핑의 급증과 산업 구조 변화, 시설 노후화라는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활력을 잃었다. 60%를 넘어서는 평균 공실률은 기존 전자제품 유통 중심의 산업 구조를 재편해야 할 시급성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1년 제시한 ‘아시아의 실리콘밸리’ 육성 비전이 구체적인 개발 사업으로 추진력을 얻고 있다.

서울시는 용산전자상가 일대를 11개의 특별계획구역으로 나누어 단계적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기존 유통업무설비 규제를 완화하여 업무, 상업, 주거 기능이 복합된 개발을 가능하게 했다. 또한, 연면적의 30% 이상을 AI·ICT 등 신산업 용도로 도입하는 민간 개발 사업자에 대해서는 공공기여 부담을 완화하는 파격적인 제도적 지원을 통해 민간 투자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기반 위에서 현재 11개 구역 중 8개 구역에서 개발 사업이 활발히 추진 중이며, 4개 구역은 이미 건축 허가를 완료하는 등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인 8개 구역은 총 연면적 약 80만㎡에 달하며, 이곳에는 AI·ICT 기반의 첨단 업무시설을 중심으로 판매, 문화, 집회, 운동 시설 등이 결합된 복합도시 공간이 조성될 예정이다. 단순히 낡은 건물을 허물고 새로 짓는 차원을 넘어, 용산전자상가가 쌓아온 전자·정보통신 산업의 기반을 미래 신산업으로 확장하고, 인접한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산업·업무 기능을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서울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이를 위해 AI·ICT 소프트웨어, 디지털 콘텐츠, 연구개발, 창업 관련 시설 도입을 통해 기업 활동, 기술 교류, 창업이 한곳에서 이루어지는 혁신적인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도시 공간 역시 획기적으로 변화한다. 그동안 개별 상가와 도로로 단절되었던 전자상가 일대는 보행통로와 녹지 공간으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시민 누구나 편리하게 이동하고 머무를 수 있는 열린 도시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동서 방향으로 약 570m에 달하는 공중 공공보행통로와 11개소의 구역 간 연결 브릿지, 그리고 각 사업 구역의 공개공지와 개방형 녹지가 연계되어 용산역, 전자상가, 주변 개발지를 하나의 거대한 보행축으로 통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9월 18일, 각 구역 사업시행자들은 ‘입체보행 네트워크 조성을 위한 사업자 간 업무협약서’에 최종 서명하며 협력의 의지를 다졌다.

신산업 육성과 더불어 지역 주민과 시민을 위한 공공시설 확충에도 힘쓴다. 창업지원센터와 AI·ICT 콘텐츠 산업 특정개발진흥지구 운영센터를 조성하여 기업 활동과 창업을 적극 지원하며, 1인 가구 지원센터와 공영주차장 등 생활 편의 시설도 함께 마련된다. 약 9,668㎡ 규모의 공공지원시설, 서울시 보훈회관 등 공공임대업무시설, 유수지 상부 공원, 약 400면 규모의 공영주차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개발 과정에서 약 2,470억 원 규모의 현금 공공기여금을 확보하여 서울시 전역의 균형 발전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으로, 민간 개발의 이익이 지역과 도시 전체에 환원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서울시는 특별계획구역 5구역의 첫 착공을 시작으로 나머지 구역의 사업도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민·관 협의체를 통해 구역별 사업 추진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보행통로와 녹지 등 구역 간 연계 시설도 개별 개발 일정에 맞춰 단계적으로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김창규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용산전자상가가 AI·ICT 신산업을 이끄는 미래 성장거점으로 새로운 도약을 시작한다”며, “첫 착공을 계기로 개별 구역의 변화가 일대 전체의 혁신으로 이어지도록 적극 지원하고,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연계하여 일자리, 산업, 녹지, 문화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미래형 도시공간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