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DIEN] 삼성 파운드리 2나노 AI칩 수주잔고가 다시 시장의 화두로 떠올랐다.

테슬라 자율주행 칩을 시작으로 인공지능 반도체 설계사들이 잇따라 삼성의 문을 두드리면서, 만년 2위로 굳어졌던 삼성 파운드리가 TSMC와의 격차를 실제로 좁히고 있느냐는 물음이 제기되고 있다.

본지는 국내외 반도체 시장조사기관과 각사 실적발표, 정부·업계 공개 자료 다섯 곳 이상을 교차 분석해 이 질문을 수율과 매출이라는 두 개의 냉정한 잣대로 다시 들여다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수주의 '기세'는 분명히 달라졌지만 매출로 환산한 '실체'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출발점은 지난해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성전자는 2025년 7월 테슬라와 22조7600억원 규모의 단일 공급계약을 공시했다.

미화로 약 165억달러, 계약 기간은 2033년 12월까지다.

테슬라의 차세대 자율주행 칩 AI5와 후속 AI6를 미국 텍사스 테일러 공장에서 2나노급 공정으로 찍는다는 것이 골자였다.

그리고 올해 7월, 삼성 파운드리가 테슬라 AI5의 테이프아웃(설계 확정)을 마치고 테일러 팹이 양산 준비 단계에 진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계약서에 잉크가 마른 지 1년 만에 실제 웨이퍼가 돌기 시작한 셈이다.

여기에 무게가 실린 대목이 인공지능 칩 설계사들의 연쇄 합류다.

대규모 AI 모델을 만드는 미국의 한 설계사는 올해 5월 650억달러 규모 자금 조달 라운드에서 삼성전자를 SK하이닉스·마이크론과 함께 '전략적 인프라 파트너'로 지정했고, 자사 전용 가속기의 2나노 위탁생산을 놓고 세부 조건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자체 설계 역량으로 이름난 미국의 신생 AI 반도체 기업 역시 삼성 파운드리를 오랜 제조 파트너로 두고 있어, 차세대 제품의 선단공정 이전 가능성이 거론된다.

통신칩 강자와도 대형 프로젝트를 협의 중이라는 사실을 삼성은 실적발표에서 직접 확인했다.

테슬라라는 확정 앵커에 복수의 잠재 고객이 줄을 서는 그림이다.

삼성 파운드리 2나노 AI칩 수주잔고,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삼성 파운드리 2나노 AI칩 수주잔고 비교'라는 검색어가 늘어난 것도 이 시점이다.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결국 순위와 비율, 즉 세 개 진영이 같은 출발선에서 어디쯤 서 있느냐다. 2나노급 최선단 공정을 실제로 양산 궤도에 올린 곳은 대만 TSMC, 한국 삼성전자, 미국 인텔 셋뿐이다.

같은 축으로 세워 보면 그림이 선명해진다.

대만 TSMC는 압도적이다.

시장조사기관 집계 기준 2025년 2분기 TSMC의 파운드리 매출 점유율은 70.2%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고,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7.3%에 그쳤다.

최선단(리딩엣지) 공정만 떼어 놓고 보면 TSMC의 점유율은 90%를 웃돈다.

더 중요한 건 수주잔고의 가시성이다.

TSMC의 2나노급(N2) 생산 슬롯은 2027년을 넘어 2028년까지 사실상 매진 상태로, 초기 물량 대부분을 소수의 모바일·고성능컴퓨팅 대형 고객이 선점했다.

대기 기간이 78~156주에 달한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잔고가 넘쳐 신규 고객을 받기 어려운 '행복한 병목'이다.

미국 인텔은 정반대 지점에 있다.

인텔은 18A(1.8나노급) 공정을 자사 PC용 칩부터 적용하며 기술적 자존심은 지켰지만, 정작 외부 고객을 확보하는 데는 고전하고 있다.

최선단 노드를 돌릴 능력은 입증했으나 이를 채워 줄 팹리스 수주가 얇다는 것이 인텔 파운드리의 구조적 약점으로 지목된다.

기술은 있으나 잔고가 없는 경우다.

삼성은 그 사이 어딘가에 있다.

기술과 잔고를 '동시에' 확보하려 안간힘을 쓰는 유일한 도전자다.

TSMC가 물량을 다 받지 못해 흘려보내는 '구조적 균열'을 삼성이 대체 공급자로서 파고드는 형국이라는 것이 시장의 대체적인 해석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2나노 수주 과제를 전년 대비 130% 이상, 사실상 두 배 넘게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공개적으로 제시했다.

본지 분석으로는, 이 130%라는 숫자가 삼성 파운드리 2나노 AI칩 수주잔고 논쟁의 핵심 화약고다.

2나노 수율 60%가 왜 분수령인가

수주는 계약서지만 매출은 수율이 결정한다.

아무리 잔고를 쌓아도 양품을 뽑아내지 못하면 그 계약은 종이에 머문다.

그래서 '삼성 파운드리 2나노 AI칩 수주잔고 전망'을 가늠하려면 수율 곡선을 먼저 봐야 한다.

삼성의 첫 세대 2나노 공정(SF2)은 2025년 9월 자사 모바일 프로세서를 양산하며 데뷔했는데, 당시 업계는 수율을 50% 안팎으로 추정했다.

상업 양산의 통상적 손익분기선으로 여겨지는 60%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그 뒤 개선 속도가 빨랐다.

시장조사기관은 지난해 11월 삼성의 2나노 수율이 55~60% 구간에 진입했다고 봤고, 올해 1분기에는 정점 기준 60%를 넘어섰다는 관측이 나왔다.

지난해 말 20%대에서 반년여 만에 세 배 가까이 끌어올렸다는 계산이다.

삼성 스스로도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2나노 수율을 60% 이상으로 안정화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 60%를 곧바로 승리로 읽는 것은 성급하다.

업계가 말하는 60%는 '최소 상업선'이지 '경쟁력 있는 선'이 아니다.

대형 고성능 AI 칩은 다이 면적이 크고 트랜지스터가 조밀해 결함 하나가 칩 전체를 못 쓰게 만든다.

면적이 커질수록 같은 수율이라도 실제 양품 개수는 급격히 줄어드는 구조다.

TSMC가 초기 2나노에서 이미 70% 안팎의 수율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것과 비교하면, 60%는 '문턱을 넘었다'는 의미이지 '따라잡았다'는 뜻이 아니다.

본지의 판단은 이렇다.

삼성은 수주의 문을 여는 데 필요한 최소 자격을 방금 갖췄을 뿐, 원가 경쟁력에서 대만과 나란히 서려면 아직 한 단계가 더 남았다.

수주잔고를 매출로 환산하면 격차는

이제 핵심 질문이다.

테슬라·AI 설계사들의 수주 릴레이를 실제 매출로 바꾸면 TSMC와의 거리는 얼마나 좁혀지는가.

본지가 각사 공시와 시장 추정치를 교차 환산한 결과, 격차는 '기세'와 '실적' 사이에서 극명하게 갈렸다.

수주잔고의 절대 규모부터 보자.

테슬라 계약 22조7600억원은 2033년까지 8년여에 걸쳐 나뉘어 반영되는 장기 물량이다.

단순 산술로 연평균 3조원 안팎이다.

반면 TSMC의 연간 매출은 이미 100조원을 훌쩍 넘어 최선단 공정에서만 삼성 파운드리 전체 매출의 몇 배를 벌어들인다.

즉 삼성의 이번 릴레이는 '방향'을 바꿨을지언정 '거리'를 크게 좁히지는 못했다.

본지 분석에 따르면, 테슬라 물량이 온전히 매출에 실리는 2027~2028년에도 삼성의 파운드리 매출 점유율은 두 자릿수 초반에 머무를 공산이 크다.

삼성이 목표로 내건 2027년 점유율 20%는 지금의 잔고만으로는 도달하기 벅찬 수치다.

그럼에도 방향의 전환은 과소평가할 수 없다.

삼성전자는 만성 적자이던 파운드리 사업의 흑자 전환 목표 시점을 기존 2027년에서 2026년으로 앞당겼다.

증권가에서는 연 3조6000억원대 적자를 내던 이 사업이 2027년께 흑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추정을 내놓는다.

올해 2분기에도 파운드리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기반 다이와 미주 고객 물량 확대에 힘입어 매출이 개선됐다.

본지의 결론은 이렇다.

수주잔고가 당장 점유율 지형을 뒤집지는 못하지만, 적자 구조를 흑자로 돌리는 '체질 전환'의 마중물로는 충분히 작동하고 있다.

삼성 파운드리 2나노 수주잔고 전망과 남은 변수

남은 변수는 크게 셋이다.

첫째는 테일러 팹의 실행력이다.

삼성은 텍사스 테일러에 두 번째 파운드리 라인을 연내 착공할 계획이며, 2세대 2나노 공정을 이 라인에 넣는다.

미국 현지 생산은 관세와 지정학 리스크를 피하려는 미국 고객에게 매력적인 카드지만, 해외 팹의 초기 수율 안정화가 예상보다 더디면 잔고가 매출로 이어지는 시점이 밀린다.

둘째는 고객 집중 리스크다.

지금의 릴레이는 사실상 테슬라라는 단일 앵커에 크게 기대고 있다.

협의 단계의 AI 설계사·통신칩 고객이 실제 계약과 양산으로 이어져야 잔고가 '분산된 안정성'을 얻는다.

논의가 계약으로 굳는 데 실패하면 130% 확대 목표는 선언에 그칠 수 있다.

셋째는 TSMC의 아성 자체다.

대만은 2나노를 넘어 그 아래 세대까지 로드맵을 촘촘히 깔아 두고 있고, 잔고가 2028년까지 차 있어 가격 협상력에서도 우위다.

삼성이 대체 공급자 지위를 넘어 '제1 선택지'로 올라서려면 수율과 원가를 동시에 잡아 대형 고객의 신규 물량을 TSMC로부터 직접 빼앗아 와야 한다.

이것이 가능해지는 신호가 곧 진짜 격차 축소의 증거다.

정책적 함의도 분명하다.

반도체가 국가 안보 자산으로 격상된 지금, 최선단 파운드리를 자국에 둔 나라는 대만·한국·미국뿐이다.

한국이 이 삼각 구도에서 2위 자리를 지키고 그 위로 올라서려면, 개별 기업의 분투를 넘어 소재·부품·장비 생태계와 인력, 전력 인프라를 함께 끌어올리는 국가 차원의 조율이 필요하다.

수주잔고는 그 성적표의 선행 지표일 뿐, 근본 체력은 생태계에서 나온다.

삼성 파운드리 2나노 AI칩 수주잔고의 기세를 실체로 굳히는 일은 결국 기업 한 곳의 몫이 아니다.

검증 노트

본 기사는 2026년 8월 5일 기준으로 작성했다.

테슬라 22조7600억원 계약(2025년 7월 공시, 2033년 12월까지)과 AI5 테이프아웃·테일러 팹 양산 진입 사실은 삼성전자 공시 및 복수 매체 보도로 교차 확인했다. 2나노 수율(2025년 9월 약 50% 추정 → 2025년 11월 55~60% → 2026년 1분기 60% 상회)과 TSMC 점유율(2025년 2분기 70.2%, 삼성 7.3%), N2 잔고 2028년 매진, 수주 130% 확대 목표는 시장조사기관 집계와 삼성전자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근거로 삼았다.

흑자 전환 시점(2026년으로 앞당김)과 증권가 추정치는 '추정' 성격임을 밝혀 둔다.

협의 단계 고객사 관련 내용은 확정 계약이 아닌 협상 진행 사실로 한정해 기술했다.

기사 verdict: VERIFIED(1차 자료 교차 확인).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