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DIEN] 전자상거래법 개정 후기·평점 표시 투명성 의무가 2026년 7월 21일부터 본격 시행되면서, 쇼핑몰과 플랫폼이 소비자에게 보여주는 별점 화면의 문법이 바뀌고 있다.

리뷰를 언제까지 노출하는지, 평점은 어떤 방식으로 계산하는지, 누가 후기를 지우거나 감출 수 있고 그때 판매자가 어떻게 이의를 제기하는지를 이제는 이용약관 깊숙한 곳이 아니라 소비자가 후기를 확인하는 첫 화면에 밝혀야 한다.

본지가 개정 법률과 시행령, 그리고 소비자 신뢰도 조사·해외 규제 사례를 교차 분석한 결과, 이번 조치는 '가짜 후기를 금지하는 법'이라기보다 '후기가 굴러가는 규칙을 공개하게 만드는 법'에 가깝다는 점이 확인됐다.

시중에 떠도는 다섯 가지 주장을 하나씩 뜯어봤다.

먼저 사실관계다.

이번 의무의 뿌리는 지난해 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다.

개정법은 이용후기가 구매 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근거로, 후기를 게시하는 사업자에게 후기의 수집·처리 규칙을 공개하도록 했다.

이를 구체화한 시행령은 사업자가 사용후기를 게시할 때 네 가지 정보를 알리도록 정했다.

후기를 작성할 권한이 누구에게 있는지, 후기가 얼마 동안 노출되는지, 등급과 평점은 어떤 기준으로 매겨지고 그 등급이 노출 순서 등에 어떤 효과를 갖는지, 그리고 후기를 삭제하는 기준과 삭제 시 이의제기 절차가 그것이다.

핵심은 표시 위치다.

이 네 가지는 소비자가 후기를 확인하는 첫 화면에서 바로 보여야 하고, 화면이 좁으면 첫 화면과 곧바로 연결되는 화면에서 밝히는 것까지만 허용된다.

개인정보처리방침이나 약관에 한 줄 끼워 넣는 방식은 더 이상 이행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규모를 보여주는 숫자들도 있다.

한국소비자원의 온라인 이용후기 관련 소비자 보호방안 연구 등에 따르면, 소비자의 97.2%가 구매 전 이용후기를 확인하고, 후기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70.2%로 나타났다.

신뢰하는 후기 유형으로는 '실제 구매 후 작성된 후기'(83.2%)와 '구체적인 후기'(77.2%)가 앞자리에 올랐다.

그런데 정작 소비자들이 실제로 남기는 후기에서는 대가성 후기가 55.6%를 차지했다.

원하는 것과 유통되는 것 사이의 간극이 이 정도다.

광고인지 아닌지를 밝히지 않은 이른바 뒷광고도 여전하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사회관계망서비스 부당광고 실태 점검에서는 블로그 7,383건, 인스타그램 9,538건, 유튜브 99건 등 1만7,020건의 위반 게시물이 적발됐고, 화장품·건강기능식품·음식 서비스 후기에서 위반 비중이 높았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계는 가짜 리뷰로 인한 2025년 전 세계 소비자 피해를 수천억 달러 규모로 추정한다.

후기 시장의 신뢰가 이미 상당히 침식됐다는 신호다.

전자상거래법 개정 후기·평점 표시 투명성 의무, 무엇이 달라지나

첫 번째 주장부터 보자. "개정법은 후기 게시기간·평점 산정기준·삭제 및 이의제기 절차를 첫 화면에 공개하도록 의무화했다"는 말은 사실이다. 시행령이 요구하는 네 가지 정보와 첫 화면 표시 원칙은 앞서 정리한 그대로다. 과거에는 별점이 어떻게 계산되는지, 낮은 평점이 왜 목록 아래로 밀리는지, 특정 후기가 어느 날 사라졌는지를 소비자가 알 길이 거의 없었다. 개정법은 그 규칙을 판매 화면 위로 끌어올렸다. 다만 오해는 짚고 가자. 법이 '어떤 기준을 세우라'고 내용을 강제하는 것은 아니다. 사업자가 정한 기준이 무엇이든 그것을 투명하게 알리라는, 절차와 공개에 방점을 둔 규율이다.

두 번째 주장, "이 의무를 어기면 과태료가 부과된다"도 사실이다. 후기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사업자에게는 시정명령과 함께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다만 시행 초기의 온도는 조금 다르다. 규제 당국은 통상 신설 의무에 계도기간을 두는데, 이번에도 상당 기간 계도 중심으로 운영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본지가 취재한 결과, 시행 직후인 지금은 처벌보다 화면 개편을 유도하는 단계에 가깝다. 그렇다고 방심할 일은 아니다. 계도기간이 끝나면 화면 하나하나가 점검 대상이 되고, 반복·고의 위반은 시정명령의 표적이 되기 쉽다.

세 번째 주장은 결이 다르다. "이번 개정으로 조작·허위 후기 자체가 금지됐다"는 인식은 절반만 맞다. 대가성 후기를 광고라고 밝히지 않는 행위나 거짓·과장 후기를 동원한 기만은 이미 표시광고법 등 다른 규범으로도 제재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번 전자상거래법 개정의 뼈대는 '가짜 후기 작성·거래 자체의 전면 금지'가 아니라 '후기 운영 규칙의 공개'다. 유럽연합이나 미국처럼 허위·조작 후기의 생성·매매 자체를 정면으로 겨냥한 금지 규정과는 성격이 갈린다. 소비자가 규칙을 알게 되면 조작을 걸러낼 여지가 커진다는 점에서 간접적 억지 효과는 기대할 수 있으나, 조작 행위를 콕 집어 금지한 조항으로 읽으면 과장이다.

후기·평점 규제,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한국은 어디쯤인가

네 번째 주장, "한국의 후기 규제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다"는 말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 유럽연합은 이미 이른바 옴니버스 지침을 통해 2022년 5월부터, 후기를 수집·표시하는 사업자에게 그 후기가 실제 구매·이용 소비자의 것인지 어떻게 검증하는지를 밝히도록 했고, 허위 후기와 조작된 추천은 금지 대상으로 못 박았다. 영국은 한발 더 나갔다. 디지털시장·경쟁·소비자법에 따라 2025년 4월부터 가짜·오인성 후기를 명시적으로 금지했고, 후기를 게시하는 플랫폼에는 이를 예방·탐지·제거할 '합리적이고 비례적인' 조치 의무를 지웠다. 위반 시 제재는 전 세계 매출의 최대 10%에 이르는 과징금으로, 액수의 차원이 다르다. 미국은 연방거래위원회가 2024년 가짜·오인성 후기와 추천을 금지하는 규칙을 확정해 그해 10월부터 시행했는데, 고의 위반에는 위반 건당 5만달러를 웃도는 민사벌이 부과될 수 있다. 이들과 견주면 한국의 이번 조치는 '금지'보다 '공개'에, '거액 과징금'보다 '시정명령과 1천만원 이하 과태료'에 무게가 실려 있다. 방향은 국제 흐름과 같지만, 강도로 따지면 아직 초입에 가깝다.

흥미로운 대목은 접��법의 차이다.

유럽과 영국이 '검증'과 '삭제 의무'를 앞세워 플랫폼에 진위 판별의 책임을 지웠다면, 한국은 '규칙 공개'를 통해 소비자에게 판단 재료를 쥐여주는 쪽을 먼저 택했다.

어느 쪽이 우월하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검증 의무는 강력하지만 집행이 어렵고, 실제로 유럽에서도 가짜 후기 단속이 소비자 기대에 못 미친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공개 의무는 상대적으로 이행 여부가 눈에 잘 보이는 반면, 규칙을 밝히기만 하면 조작 여지가 남는다는 허점이 있다.

결국 두 경로는 배타적이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서로 수렴할 가능성이 크다.

다섯 번째 주장, "소비자 대다수가 후기를 신뢰한다"는 명제는 절반의 진실이다. 후기를 확인하는 비율은 97.2%로 사실상 전부지만, 신뢰한다는 응답은 70.2%에 그친다. 더욱이 소비자가 원하는 후기(실제 구매 후 작성·구체적 후기)와 실제 유통되는 후기(대가성 55.6%) 사이의 간극이 크다. '본다'와 '믿는다'는 다르며, 그 사이의 불신이 바로 이번 규제가 파고든 지점이다.

본지 분석의 결론은 세 가지다.

첫째, 이번 조치의 실질은 규제라기보다 정보의 재배치다.

판매 화면 위에 규칙을 올려놓아 소비자와 사업자 사이의 정보 비대칭을 줄이려는 시도이며, 별점 하나에 매출이 출렁이는 커머스 생태계에서 그 파급력은 결코 작지 않다.

둘째, 부담은 사업자 규모에 따라 비대칭적으로 떨어진다.

대형 플랫폼은 후기 정책 문서와 표시 모듈을 갖춘 경우가 많아 화면 문구를 다듬는 수준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자체 쇼핑몰을 운영하는 중소·영세 사업자에게는 게시기간·산정기준·삭제 절차를 새로 문서화하고 첫 화면에 얹는 작업 자체가 만만치 않은 과제다.

준비된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격차가 계도기간 이후 드러날 공산이 크다.

셋째, 이번 개정만으로 가짜 후기 문제가 풀린다고 기대하는 것은 성급하다.

공개 의무는 신뢰 회복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니다.

조작 후기의 생성·거래를 정면으로 겨냥하는 후속 입법과 집행이 뒤따라야 규제의 완성도가 올라간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하나.

사업자에게는 세 가지를 권한다.

후기 게시기간과 평점 산정 로직, 삭제·비노출 기준을 지금 당장 문서로 정리하고, 그 문구를 소비자가 후기를 보는 첫 화면 혹은 그와 곧장 연결되는 화면에 배치해야 한다.

특히 삭제·비노출은 분쟁이 잦은 영역이므로 이의제기 창구와 처리 절차를 구체적으로 명시해 두는 편이 안전하다.

계도기간을 '유예'가 아니라 '정비 기간'으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관건이다.

소비자에게는 이제 별점 옆에 붙은 규칙 안내를 읽는 습관이 필요하다.

평점이 어떻게 계산되는지, 낮은 평점이 왜 뒤로 밀리는지, 어떤 후기가 지워질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조작에 휘둘릴 위험은 줄어든다.

규제 당국에는 첫 화면 표시 기준을 둘러싼 해석 여지를 조속히 가이드라인으로 정리하고, 계도기간 이후의 집행 원칙을 예측 가능하게 제시할 것을 주문한다.

규칙이 모호하면 성실한 사업자만 과도하게 몸을 사리고, 정작 조작 행위는 회색지대로 숨어든다.

검증 노트

본 기사는 2026년 7월 31일을 기준으로 작성했다.

확인에 사용한 1차·주요 자료는 다음과 같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관련 정부 브리핑 및 보도, 동 법률 시행령 개정 관련 법제처 입법예고 및 시행령 조문(후기 게시 시 공개 정보 항목·첫 화면 표시 원칙), 한국소비자원의 온라인 이용후기 관련 소비자 보호방안 연구(후기 확인율 97.2%·신뢰율 70.2%·대가성 후기 55.6% 등), 공정거래위원회의 사회관계망서비스 부당광고 실태 점검 결과(뒷광고 위반 1만7,020건), 유럽연합 옴니버스 지침(2022년 5월 시행)·영국 디지털시장·경쟁·소비자법(2025년 4월 후기 규정 시행)·미국 연방거래위원회 가짜 후기 금지 규칙(2024년 시행) 관련 각국 발표와 로펌 분석이다.

시행 일정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2026년 7월 21일 시행(해외사업자 국내대리인 지정 의무는 2027년 1월 예정)으로 확인했다.

팩트체크 판정: ①첫 화면 공개 의무 신설 — TRUE, ②미공개 시 과태료 부과 — TRUE, ③가짜 후기 자체 전면 금지 — HALF-TRUE, ④세계 최강 규제 — MISLEADING, ⑤소비자 대다수가 후기 신뢰 — HALF-TRUE.

계도기간의 구체적 운영 방식과 세부 표시 기준은 향후 당국 가이드라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지속 확인이 필요하다.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