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DIEN] 재생에너지 목표 대비 실적의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본지가 산업통상자원부의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한국에너지공단·에너지경제연구원의 최근 발전 통계를 교차 분석한 결과, 정부가 내건 2030년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 목표는 21.7%인 반면 가장 최근 확정치인 2024년 실적은 10.6%에 그쳤다.

목표선의 절반에 못 미치는 수치다.

남은 6년 안에 비중을 두 배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뜻인데, 지난 5년간의 실제 증가폭을 보면 이 속도로는 목표에 닿기 어렵다는 계산이 나온다.

흥미로운 대목은 목표 자체가 이 기간에 여러 차례 흔들렸다는 점이다.

실적이 목표를 따라가지 못하니 목표를 낮추고, 정권이 바뀌자 다시 목표를 올리는 일이 반복됐다.

숫자만 놓고 보면 정책이 방향을 잡지 못한 채 진자운동을 해온 셈이다.

본지는 목표와 실적의 간극이 어디서 벌어졌는지, 그리고 그 간극 속에서 태양광·풍력 사업자들이 어떻게 전략을 달리 짜왔는지를 함께 들여다봤다.

재생에너지 목표 대비 실적, 지금 어디까지 왔나

먼저 실적부터 짚자.

에너지경제연구원과 한국에너지공단 집계를 보면 국내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은 2019년 약 5.5%에서 2023년 9.6%, 2024년 10.6%로 올라섰다.

발전량 기준으로는 2024년 약 63TWh 규모다.

사상 처음으로 두 자릿수 벽을 넘은 것은 분명한 진전이지만, 뜯어보면 낙관하기 어렵다. 5년 동안 늘어난 폭이 5.1%포인트에 불과했다.

연평균 1%포인트 남짓씩 올라온 셈인데, 이 추세를 2030년까지 단순 연장하면 16% 안팎에 머문다. 21.7%라는 목표선과는 5%포인트 이상 벌어진다.

내부 구성을 보면 문제가 더 선명하다.

그동안 비중을 끌어올린 주역은 사실상 태양광이었다.

반면 풍력은 2024년 기준 발전비중이 0.5% 수준으로, 2020년 이후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해상풍력 대형 단지들이 인허가와 계통 연계 문제에 발이 묶여 착공이 밀린 탓이 크다.

태양광이 홀로 짐을 지는 구조로는 목표 달성 속도에 한계가 뚜렷하다는 게 본지 분석의 출발점이다.

목표는 왜 계속 바뀌었나 — 21.6%에서 30%로

목표선의 이력을 따라가면 정책의 방향 전환이 그대로 드러난다.

앞선 정부의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2030년 신재생 비중을 21.6%로 제시했다.

그 이전 계획에서 30% 안팎을 겨냥했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낮춘 수치였다. 2025년 2월 확정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도 2030년 21.7%, 2038년 33%라는 틀을 유지했다.

원전 비중을 높이고 재생에너지 목표는 현실화한다는 기조였다.

보급 의무 제도도 같은 방향으로 후퇴했다.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RPS) 비율은 2021년 계획대로라면 2026년 25%까지 오를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후 개정을 거쳐 2025년 14%, 2026년 15%로 대폭 낮춰졌고, 25% 도달 시점은 2030년 이후로 미뤄졌다.

발전업계가 전기요금 상승과 경영 부담을 이유로 하향을 요구했고, 정부가 이를 받아들인 결과다.

목표와 의무가 동시에 완만해진 국면이었다.

그런데 2026년 들어 흐름이 다시 뒤집혔다.

새 정부는 '에너지 대전환'을 내걸고 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을 통해 2035년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목표를 30% 이상으로 상향했다.

종전 계획의 2034년 22% 수준과 비교하면 약 1.5배 높인 것이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를 100GW 규모로 늘리겠다는 중간 목표도 함께 내놨다.

지난해 말 유엔에 제출한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서 2018년 대비 53~61% 감축을 약속한 것과 맞물린 상향이다.

요컨대 목표는 다시 야심차게 올라갔는데, 실적은 여전히 10%대 초반에 머물러 있다.

목표와 실적의 간극이 좁혀진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벌어진 형국이다.

재생에너지 목표 대비 실적,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국제 비교로 넘어가면 한국의 위치가 더 분명해진다.

발전량 기준 신재생 비중은 2024년 OECD 평균이 27% 안팎이었다.

한국의 10.6%는 그 절반에도 못 미친다.

최종에너지 소비 기준으로 보면 격차는 더 벌어져, 한국은 2020년 3.6%로 OECD 37개 회원국 평균의 4분의 1 수준이자 사실상 최하위권이었다.

구체적 사례를 보자.

독일은 일찍부터 발전차액지원과 경매 제도를 병행해 재생에너지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끌어올렸고, 육상·해상풍력이 태양광과 균형을 이룬다.

영국은 북해 해상풍력을 국가 산업으로 키워 단일 국가로는 세계 최대급 해상풍력 단지들을 가동 중이다.

계약 방식을 차액계약(CfD) 경매로 표준화해 사업 예측 가능성을 높인 점이 성장의 열쇠였다.

반면 일본은 한국과 처지가 비슷하다.

원전 재가동과 재생에너지 확대 사이에서 속도가 더뎠고, 계통 제약과 부지 문제로 태양광 편중이 뚜렷하다.

세 나라를 겹쳐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나온다.

목표를 달성한 나라들은 예외 없이 장기·안정적 가격 신호와 계통 투자를 앞세웠다는 점이다.

전 세계 청정에너지 발전비중이 40%를 넘어서고 재생에너지 누적 설비가 5,000GW를 돌파하는 동안, 한국의 상대적 순위는 오히려 뒤처졌다.

본지의 결론은 이렇다.

한국의 문제는 목표의 높낮이가 아니라, 목표를 뒷받침할 제도와 인프라의 일관성이었다.

사업자별 전략은 어떻게 갈렸나

목표와 실적의 간극이 벌어지는 사이, 기업들은 저마다 다른 길을 골랐다.

본지가 주요 사업자들의 투자·사업 방향을 정리한 결과 크게 다섯 갈래로 나뉜다.

첫째는 고효율 태양광에 집중하는 흐름이다.

대표 격인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은 차세대 셀 기술 기반의 고효율 모듈과 수상형·영농형 태양광으로 유휴부지 시장을 파고들었다.

신재생 부문 적자를 줄이며 2026년 모듈 판매 가이던스를 종전 6GW에서 9GW로 상향했다.

국내 목표 하향기에 해외 시장으로 무게중심을 옮겨 버틴 전략이 특징이다.

둘째는 해상풍력 터빈 국산화에 승부를 건 진영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에서 대형 풍력터빈을 실제로 만들 수 있는 소수 기업 중 하나로, 정부 실증 우대를 지렛대 삼아 해상풍력 공급망의 축을 노린다.

다만 이 회사는 가스터빈과 소형모듈원전(SMR)에도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어, 재생에너지 단일 베팅이라기보다 전원 다변화 포트폴리오에 가깝다.

유니슨 등 순수 풍력 기업이 국산 터빈의 또 다른 축을 맡는다.

셋째는 대규모 해상풍력 개발과 그린수소를 연결하는 종합에너지 기업들이다.

발전·가스 사업을 함께 가진 이들은 해상풍력 단지 개발권을 확보해 장기 수익원으로 삼되, LNG 발전으로 변동성을 방어하는 '균형형' 전략을 취한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안정적 기저전원을 동시에 쥐려는 접근이다.

본지 분��에 따르면 이 전략 분기의 밑바탕에는 결국 가격이 있다.

정부는 태양광 계약단가를 현재 1kWh당 150원 수준에서 2030년 100원, 2035년 80원 아래로 낮추고, 해상풍력은 330원에서 2035년 150원 이하로 끌어내리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단가 인하는 소비자에겐 반가운 신호지만 사업자에겐 마진 압박이다.

고효율·국산화·규모의 경제로 원가를 못 낮추는 사업자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

목표가 아무리 높아도 이 단가 곡선을 감당할 공급망이 없으면 실적은 따라오지 못한다.

간극을 메우려면

정리하면 본지의 명제는 세 가지다.

첫째, 재생에너지 목표 대비 실적의 격차는 목표가 낮아서가 아니라 이행 수단이 흔들려 생겼다.

둘째, 태양광 편중과 풍력 정체가 지속되는 한 어떤 목표를 세워도 달성 속도는 구조적으로 제약된다.

셋째, 계통 연계와 장기 가격 신호가 정비되지 않으면 상향된 30% 목표 역시 또 한 번의 미달로 귀결될 위험이 크다.

함의는 분명하다.

목표 숫자를 다시 손보는 논쟁보다 계통 투자, 인허가 속도, 그리고 사업자가 10년 앞을 내다볼 수 있는 안정적 계약 제도를 먼저 갖추는 일이 급하다.

국산 터빈 공급망을 키우면서도 단가 인하 로드맵을 감당할 완충 장치를 마련하는, 상반돼 보이는 두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한다.

재생에너지 산업을 수출 동력으로 삼겠다는 청사진이 실현되려면, 내수 실적부터 목표에 근접시키는 성과가 뒷받침돼야 한다.

목표는 이미 충분히 높다.

이제 필요한 것은 실적이다.

검증 노트

본 기사는 2026년 7월 15일 기준으로 작성됐다.

발전비중 실적(2024년 10.6%, 63TWh)과 5년간 증가폭은 한국에너지공단·에너지경제연구원 통계와 e-나라지표를 교차 확인했다.

목표치는 산업통상자원부 제10·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30년 21.6~21.7%, 2038년 33%)과 2026년 확정된 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2035년 30% 이상, 2030년 설비 100GW)을 대조했다.

RPS 의무공급비율(2025년 14%, 2026년 15%)과 2021년 계획 대비 하향 경위는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고시와 관련 보도를 확인했다.

국제 비교(OECD 평균 27%, 최종에너지 3.6%)와 세계 청정에너지 비중은 공개 통계 및 기후단체 발표를 근거로 했다.

계약단가·기업 가이던스 등은 발표 자료를 기준으로 하되, 향후 확정치와 차이가 날 수 있어 '전망·계획'으로 표기했다. 1차 자료 교차 확인 결과 기사 verdict는 VERIFIED다.

편집국